또 이사를 했다
이 건물 2층에 있는 집으로...
꽤 마음에 들었던 저번 아파트 숙소에서
지내는게 행복해서
집주인한테 한달간 머물테니 할인가능하냐
물었더니 안된다고 하네
우크라이나는 다 저렴한데 (여행자) 주거비가
상당한거 같다
리비우는 현지인들한테도 인기있는
관광지라 방이 빌틈이 없으니
그런걸지도...
올드타운에서 약간 멀어질수록 집렌트비도
떨어지는데 6개월에서 1년 정도 계약하면
월 200 불 정도도 가능한데 그렇게
오래 있고 싶지는 않다
다음 여행지 오데사에 아주 저렴하게
한달 예약해 놓았으니 거기선
이제 한달살기가 가능해진다
하여튼 이번에 이사한 집은 부킹닷컴에서 구했는데
사진은 깨끗해 보였는데 짐들고 가보니까
옷장에는 더러운 수건들이 가득 하고
서랍에는 구겨진 낡은 신발들이 자리잡고 있고
침대에도 먼지가 있고
전혀 신경을 안 쓰는 숙소같이 보였다
욕실은 폭이 60센치에 길이 2미터의
처음 보는 기형적인 구조였다
창틀도 너무 낡아서 열면
부서질것같아 안 열었다 ㅋㅋ
건물은 최소 50년전 유물급...
숙소가 그러니까
머무는 텐션도 떨어지고
기분도 안 좋아진다
그래도 어쩔수 있나
3일만 있으면 오데사의 바다가 보이는
멋진 숙소에서 지낼건데
견뎌야지
우크라이나의 극빈층 체험을 한다 생각하고
그때 살았던 주민들의 느낌과 고통을
공감해보려 노력하며 다 포기하고 가즈아...
숙소 바로 앞 풍경인데
올드카와 흙이 주는 정감...
내가 50년대 유럽에 와 있나...
흑백 사진같이 낡은 비현실적인 건물들이
내가 시간이동한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주니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21세기에 이런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애수와 애환
어려움이 느껴지는듯해 이후
우크라이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되었다
현지인들의 표정은 조금 풀이 죽어있고
생기가 많이 없어보였고 무표정도 많았다
나라 경제 사정이 많이 안 좋아서인가
바로 전 숙소와 300 미터 거리인데
너무 차이가 난다
여기까지는 50년대같고
200 미터만 더 가면
7, 80년대쯤 되어보이는 거리가 나오고...
올드타운 나오면 21세기
임을 비로소 느낄수 있었던
신기한 도시 리비우...
오늘은...
흑해에 있는 해변마을, 관광도시인
오데사로 가는 기차 티켓을 구해보려한다
인포에서 안내받은 버스티켓과 기차티켓을
파는 매표소로 가야 했다
길거리 여행사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동남아와 이 점이 달랐다
교통 티켓은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 가서 사든지
아니면 시내 매표소에서 사야 했다
역이나 터미널 갈려면 또 택시비가 더 드니
매표소에서 사야지
지도대로 가니 과연
매표소가 나왔다
내부는 꽤 넓었는데...
리비우와 오데사는 12시간 거리라서
침대칸으로 구매했다
8000 원 정도...
저녁 7시 출발해서 아침 7시 도착...
그러나 바로 구매는 하지 못했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서였다
영어는 전혀 안 통해서
종이에 날짜 적고 목적지 다 적어서
보여줬는데...
분명 발레와 오케스트라 티켓에는 일 , 월, 년도 순으로 적혀있어서
그렇게 적어서 주고 안심했는데
또 교통 티켓은 월, 일, 년도 순으로 적는 방식이라
04 . 10. 2017 보더니 4월달에 갈거냐고 묻더라
미친다 미쳐
그걸 이해시키느라 몇분 끌었더니
갑자기 표안주고 카운터를 닫아버리더라
나는 화나서 그런가 했는데
점심시간이라 칼같이 닫아버린거였다
공산주의 스타일이 그대로 남아있네
별 수 없다
우크라이나에 왔으니 그 곳 법을 따라야지
1시간 정도 이곳 저곳 구경하다가...
저 바피아노가 독일에서
시작된 거라던거 같던데
발트 3국부터 우크라이나까지 다 퍼져있네
다시 와서 표를 받을수 있었다
침대칸인데도 저렴하게 195 흐리브나라니!!!
그렇게 드디어 손에 들어온 기차 티켓...
요즘 많이 보이는 포스터인데
누군가 했더니 러시아 유명 가수라고 했다
이름이 티나~
오~ 한번 보러갈까 했는데
외국가수라 그런지 티켓이 6만원부터...
ㅋㅋㅋ 그럼 안 가지...
소중한 티켓을 방에 잘 모셔두고
다시 올드타운 구경하러 나갈려한다
방문을 열고 나오니 기가 찬다
건물 자체는 아주 튼튼한 돌건물이라
무너질 염려는 없는데
모든 쇠에서는 녹가루가 흩날리고 있음
옆건물과 너무 비교되는 ...
참자 참어
며칠만 우크라 50년대 인민들
체험하는거라
생각하고 참자
올드타운가는 길은 꼬불꼬불
미로같았는데 길을 헤매다보니
이런 곳도 나왔다
아기들 놀이동산처럼 꾸며주고 싶었는가본데
지대로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할듯...
인형들도 귀엽고 좋았는데
담날부턴 아무리 찾아갈려해도
찾을수가 없었다는...
다시 50년대 감성충만한
숙소앞 거리를 지나...
대부분의 리비우 건물들은 오래 됐어도
창틀이 하얀 집들은 내부가 현대식으로
바뀐 집들이라 안에 들어가면 아늑하다
어쩌면 세계문화유산 등재된 도시라
집 외부수리가 제한되었을 수도 있다
올드타운의 중앙에 있는 시청사에 왔다
여기 전망대가 있걸랑...
2000 원 정도 내고 삐걱대는
나무계단을 끝도 없이 올라간다
장난삼아 입장권을 이마에 붙이고 올라갔더니
그걸 본 우크라이나 아가씨가 크흑 하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저기 다 내려가면서 끝까지
푸흘흘흘흘흘~~ 하면서...
이야
전망 좋으다
사진 중앙에 내가 좋아했던 숙소가 위치하고 있다
처음에 저 타워가 있는 전망대도 갔었는데
결국 길을 못 찾고 공원에서 멈춰야만 했지
올드 타운 전체를
조망할수 있었다
가성비 최고의 전망대다
주택들이 속이 빈 사각형으로 배열된 이유는
적이 쳐들어 왔을때 방어와 공격이
편하기 때문이라는데
과연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요즘 세계 정세를 보아서는
누구나 다음번 전쟁을 연상할수도 있으니...
너무 밀집한듯한 주택단지도 보인다
저래서야 부부싸움 한번
맘놓고 하겠나
세상엔 이렇게 살아가는 민족들도
있구나 새삼...
조선시대 가옥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다를수가 있나 신기해진다...
이렇게 1시간 정도 시원한 10월의 바람으로
땀도 말리고 구경도 실컷 하며 논뒤...
근처에 있다는 세계 최고의 약국으로 향했다
약국은 지금도 영업하고 있었는데
입장료내고 뒤로 들어가니 신기하게도
박물관같은 곳이 나온다
약국이라기보다는 약품제조실이나
실험실같은 분위기가 ...
산이나 들에 자라는 식물들을
약으로 만들기도 했구나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은 미로였는데
1800 년대 고옥을 그대로 보존한듯한
집을 통과해서 나와야만 했다
왜인지 이런 토굴도
통과해야만 했다
위에서 바라보던 거리에서는
명절에 즐기는 민속놀이를 하고 있고
방송국에서도 촬영하고 있더라
시월초쯤이라 한국의 추석이나
미국의 추수감사절 정도에
해당하지 않나 추측할뿐...
배고푸다
저녁 먹으러 가자
근처 레스토랑을 살펴보다가
드루지 바 라는
깔끔한 곳 선택...
메뉴는 3000 ~ 5000 원사이로 저렴한 편...
사진의 피시앤칩스와 보르시 스프 주문...
생맥주가 1500 원...
아 좋은 가격이다
퓨전 바같은 인테리어...
자리마다 한번씩 다 앉아보고
싶게 만들었구나
조금 이른 시간이라 손님들이 없어서
사진찍고 놀며 기다리기...
내가 우크라이나의 바에 앉아있다니
비로소 세계 여행중인게 실감나는 때였다
탄산 가득한 생맥주가 먼저 나왔고...
보르시 스프도 등장
맛있게 잘 끓였다
먹을만하네
이 집...
피시앤칩스도 때깔이 장난아니다
대구살같이 쫄깃한 생선이
들어있었는데 고소하니
맥주 안주로 딱 좋았다
이렇게 한 상 받아서
이국에서의 저녁을 느긋하게 즐겨본다
고요하게 식사해보는게
한국에서의 꿈이었다
보기에는 매워보여도 토마토 베이스라
전혀 맵지 않았다
한국음식처럼 조금 더 매워도 좋으련만
갈증나서 맥주 다 마시고
새로운 브랜드로 추가 주문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쉬다가
어두워진 밤거리로 나왔다
사탕가게 윈도우엔
사탕으로 완성된 놀이동산이
행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아이들은 혼이 나간듯 쳐다보고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모레면 떠나는구나
열흘간 잘 쉬었다
리비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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