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비알리스토크에서 저녁에 떠나
무사히 우크라이나 리비우로 왔다
1시간 정도 연착했지만 아침 일찍 도착했으면
좀 춥기도 하고 가게들이 문을 안 여니
연착해서 아침 9시쯤 도착한게 오히려 나았다
우크라이나 나라 자체는 아직 나에겐
약간 음침하면서 우울한 느낌을 주는
나라라서 여행하면서 바꿀수도 있으면
좋았겠지만...
내린 버스터미널은 시내와 멀리 떨어져있어
걸어가기엔 무리여서 택시 하나 잡아타고
한참을 달렸다
부킹닷컴으로 사진상 분명히 아파트먼트를 3일간
예약하고 왔는데 가보니 ...
이런 아주 낡은 건물 몇층을 사용하는
호스텔이었다
도미토리를 크게 운영하고 있고
그 옆에 아파트먼트라며 1인실을 약간 개조한
방을 주는데...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의 호스텔들은
장기거주하며 일하는 외국인들로 가득찬
경우가 있다고 조사해서 왠만하면
피할려고 아파트 선택한 건데 ...
왜 이러냐구...나한테 ㅜㅜ
사진에는 키친도 딸려있었는데 공용키친이었고
샤워시설은 방안에 있으나 변기는 밖에 공용을 사용해야 했다
내가 방문했던 50개국 가까운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이런 사기극을 경험한 적이
없었는데 우크라이나 ...충격과 절망을 안겨주네...
장모님의 나라라고 다들 알고 있는데
장모니임 왜 이러시나요
(이 숙소뿐만이 아니고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도
사기숙소를 2번 더 만나게 된다...
동유럽에서 이런 경우는 여기와 세르비아였다)
그래도 다시 숙소잡기도 그렇고 배고프고 피곤해서
그냥 묵기로 하고 시내구경 겸 식사하러 나갔다
관광지라 그래도 환전소가 있어서 100 달러 환전하고
처음 보는 우크라이나를 감상하며 걸었다
분위기는 참 괜찮았다
올드타운과 주민들의 실생활이 오묘하게 뒤섞인데다
대학들이 많아서 활기차기도 하고....
이런 느낌은 처음 받아본다
조금 가다가 이런 식당이 있길래 들어가보았다
우크라이나 전통 음식을 판매했는데
유리창 안의 음식들을 식판들고 돌면서 이거 담아달라
손짓하면 주는 식이었다
1흐리브나가 2014년정도 까지는 140 원에서
2017년 현재 45원까지 떨어져서
여행자 입장에서는 유리한 상황이어서
몇개 담아도 만원을 넘는 경우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경제상황이 마음아프고
내가 머문 동안 러시아가 크림반도로 공격해오고
정치적으로도 곤경에 처한 상태였지만
여행자로 다닐 때는 여행에만 충실하자란
생각을 하고 왔으므로...
2층이 덜 소란스럽고 아기자기해서
음식들고 올라왔다
인테리어에 꽤나 신경쓴 모습이다
대학가라 주손님이 대학생들이라
이런 주제로 만들었나보다
책이나 실험기구들...
아 먹자 먹자
배고프다
처음 맛보는 우크라이나 음식앞에서
흥분되어 있다
그중 최고로 기쁜 경험은 저 크바스 란
음료수를 만난 것인데
이거 참 물건이었다
러시아와 그 근처의 동유럽에서 맛볼수 있는데
에스토니아 탈린에서도 맛보았던 기억이 난다
맛은 우크라이나가 최고인것 같다
특이하게도 호밀빵을 발효시켜 만든 청량음료로
알콜도수 1도 정도라 술로 분류되지 않고
우크라이나 어린이들도 밥먹으면서 마시고 있었다
낮에 술먹기 곤란할때 같이 시키면
취하지는 않는데 약간 들뜬 기분으로 만들어주는
특이한 음료수였다
식당마다 맛이 달라 매번 다른 맛을 느낄때의 쾌감이란....
역시 햄소세지는 쫀득쫀득 맛있게 잘 만들었다
샐러드와 같이...
저 돼지갈비도 나쁘지 않은 맛이고...
보르쉬 스프인데 항상 크림을 넣어주데...희안해
우리나라 김치찌개와 육개장 중간맛인데
식당마다 다른 솜씨와 맛을 보유하고 있었다
쫀득쫀득 토실토실
꽉 찬 속살로 배를 채우고 있다
어떤 맛이 날지 몰라 상당히
적게 시킨 건데 다들 익숙한 맛이라
무장해제되었다
담엔 많이 시켜야지
볼거리가 있는 시내는 그리 크지 않아서
걸어서 다 갈수 있었는데 식당에서 나오니
바로 큰 공원이 나오고
우오...오페라 하우스...
오페라 하우스가 보였다...
멋지네...
공연이 너무 저렴해서 믿기지 않았는데
표가 2000 원 정도부터 시작했다
미쳤다 가격...
여기서 발레를 꼭 보리라 결심했다
살짝 둘러보다 방으로 돌아왔는데
샤워 작동법이 달라 물을 못 틀겠다
카운터에 있던 숙소주인 딸한테 이야기하니
여기 머무는 우크라이나 청년 둘이 방에 들어와서
알려준다 고맙긴한데 방을 자꾸 쳐다보고
노트북도 한참 바라보고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
십대 후반에서 20대초반이었는데
굶주려서 많이 말라 있었다
나중에 마주쳤는데 맥주를 마시자면서
사올테니 돈을 좀 달라고 했다
안 주면 갑분싸 할거같아 맥주값도 얼마 안하니
4병사오라 했는데 ...
좀 있다 사온건 빵하고 우유 여러개...
맥주는 내꺼 1개 사왔다
총 5천원도 안 되는 금액이지만
이거 뭐 하자는거지 하는 생각과
오죽 배고팠으면 하는 생각이...
빵을 급하게 먹는거보고 짠한 생각이 들었지만
얘들이 뭐하는 얘들인지 숙소딸한테 물어보니
오데사에서 왔는데 그냥 여기 머물고 있다고...
또래인 숙소딸과 친해져서 계속 머무는지,
아님 친구라서 여기 온건진 모르겠지만...
눈치를 보니까 숙소비도 떨어지고 그냥
비어있는 도미토리 침대에서 자고
낮에도 거의 안나가고 딩굴딩굴하다가
숙소딸과 시시덕거리고...
낮에 손님이 카운터에서 크게 화를 내고
소리치고 하더니 이 청년들과 관련된것같았다
담날부터는 친해졌다고 생각했는지
음료수 사먹자고 돈달라고 해서 콜라도 사마시고...
이거 호구된거 같은데...
이런 구도는 세계 어딜 가도 느껴보지 못했는데...
일안하고 여기 죽치고 사는건 나라 잘못이다
우크라이나 경제가 얼마전부터 급속히 나빠져서
일거리도 없고 그래서 그런건 이해하겠는데
나도 한정된 금액으로 절약하며 여행하는 입장에서
계속해서 간식거리 사줄수 있는것도 아니고
또 자꾸 사주면 이제 그 이상을 바라게 되고
방을 털어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자랑하느라 문신도 보여주고 그러는데
삐쩍 마른 몸보면 미국 비만자들이 떠오르며
불공평한 세상이구나 생각도 들고
동정심도 들기는 한데...
비교적 저렴하기도 해서 문제 없으면 한달 머물까 했는데
자꾸 신경이 쓰여서 어찌될지 모르겠다
쉬다가 저녁먹으러 나왔다
혼자 나오니 왠지 죄책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번 식사 대접까지 하면 매번 따라올것같아
같이 가잔 말은 못하겠더라
리비우에는 푸자타 하타 라는 식당체인이
여러 군데 있었는데 우크라이나 전통 음식을
진열해놓고 지나가면서 이거 담아달라고 하면
담아주는 시스템이었다
지점마다 인테리어도 다르고 상당히 넓고
친절해서 이후 자주 가게 되었다
여긴 오페라 하우스 근처인데 인테리어를
유럽풍으로 멋들어지게 해놓았더라
관광의 중심지라 조금 이른 시간에 가야지
안 그럼 만석이 되어버린다
저녁... 이렇게 먹자
크바스는 이제 빠지면 섭하다
이래도 만원을 넘지는 않았다
야채 튀김과 굵은 유럽식 소세지
이름은 모르지만
왠지 한국의 김치찌개가 떠올라
고른 음식인데....
1도 맵지는 않았다
약간 짭짤하고 야채찜을 벗기면
고기가 들어있다
이렇게 지나가는 행인들 구경하며
우크라이나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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