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20일
아침에 마신 스리랑카 티의 향이 아주 뛰어났다...
수도섬인 말레 옆에 있는 작은 섬이 빌리기리 섬으로 놀러 갈려고 했으나
오전에 비가 와서 가지 못했다...
오후 2시에 날이 개어서 뉴포트란 곳에서 보트비 3루피야(약 360원) 내고
기분좋은 항해를 할 수 있었다...
배밑으로 알록달록한 열대어들이 헤엄치는 모습이 다 보여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빌리기리 섬에 도착하자 숙소 주인이 적어준 주소대로 수잔나를 찾아갔으나
아무도 정확한 위치를 몰랐다...
어느 친절한 아주머니를 따라 골목을 따라가다가
결국 어느 집에서 전화를 해서 찾을 수 있었다...
이 동네 인심도 참 좋다...이슬람 국가라 더 그런 것 같다...
수잔나는 내가 머무는 숙소에서 일하는 스텝인데 내가 빌리기리오면
섬 안내를 해준다고 했었다...
수잔나의 가족은 부모님과 자매가 4명이고
큰 언니만 결혼해서 군인인 남편과 살고 있었다...
몰디브 군인인 그 사람은 작은 자전거에 군용 배낭을 싣고
오후에 출근해서 나를 웃겼다...
몰디브에 침략해 올 나라가 과연 있을 것인가^^
일단은 그 집에서 숨을 돌리고 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선물로 초코렛을 주었고 수잔나는 코코넛을 따 주었다...
달찍지근한 코코넛을 다 마시고 자매들과 다 같이 섬을 한 바퀴 돌며
구경했다...
걸어서 2시간이면 다 볼 수 있는 귀여운 섬이었다...
혹시 태풍이 오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적도 부근이라 태풍이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행이다 싶었다...
섬 자체가 해발 1미터도 되지 않아 육지에 사는 나로서는 불안할 따름이었기 때문이다...
도니 타는 곳 근처의 해안이 가장 멋졌는데
열대어들도 바로 앞에서 많이 볼 수 있었고
산호도 있었다...
자매들은 예쁜 조개며 산호를 모아 내게 주었다...
물이 너무 깨끗하고 투명해서 보일듯 말듯 해서 신기했다...
개불이나 해삼같은 것은 크기도 엄청 커서 50센치에 이르러
보기에 좀 징그럽기까지 하다...
조금 더 큰 해변으로 걸어가자 몇 명의 몰디브 아이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손바닥만한 열대어들이 잡히고 있었다...
섬을 그렇게 일주하고 수잔나의 집으로 돌아와 인도산 라면과 참치 통조림을
요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같이 먹자고 했더니 마침 라마단 기간이라 오후 6시 이전에는 먹을 수 없다고 했다...
고소하고 맛있는 참치 라면과 그 국물이었지만 금식을 지키는 수잔나에겐 미안했다...
가족들은 기도 시간이 되어 기도실로 들어가고
나는 다시 말레로 돌아왔다...
큰 외항선들과 유람선들이 제각기 화려한 불빛을 뽐내고 있어
밤바다는 색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배위에서 보는 말레의 야경도 신비로울 정도였다...
바다위에 떠 있는 섬의 불빛들만이 보여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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