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을버스를 타고
룰루랄라 시내로 나가기로 해서
신이 난다...
완전 우크라이나 촌놈 다 되었다
오데사에 한달 머문후 어디로 떠날지
계획해야 되는데 일단 버스 행선지를 알아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버스터미널에 가서
회사별로 알아보았다
이 버스회사는
바르샤바
모스크바
바르나
민스크 등으로 가고...
다행히 발틱3국부터 타고 다녔던
최신 시설에 화장실까지 딸린 에코라인이
있었는데 노선이 단 하나...
몰도바거쳐 루마니아 거쳐 불가리아의 바르나로 직행하는
버스인데 중간에 내릴수 없고 바르나까지 열 몇시간가는데
2만원대면 가격도 괜찮은데...
생각을 좀 더 해봐야지...
20일 정도 입맛에 맞지 않는 배달음식과
짜장면 정도 먹었더니 매콤한 한국음식이
저절로 생각나서 도저히 안되겠더라
그래서 한국식당을 찾아보았으나 당연히 없었고
한국마트도 없었다
키예프가야 하더라
차선으로 아시아 식당을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검색해 보았더니
이 중국식당이 나왔고 평도 괜찮았고
음식이 눈에 익고 매운 음식도 보이고
뭔가 향수를 잡아주게 생겼더라
검색하고 밤새 내일이면 새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을 못 이루고 ㅋㅋ
나는 짜장면먹고 하면 내 입이 만족할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더라
본능적인 갈증 ...그런게
내 속에 꿈틀대고 있었나보다 ㅋ
버스타고 시내내려 한참 지도보고 더 걸어간
이 식당...내부가 생각보다 깔금해서 마음에 들었다
메뉴판만 보았는데도 마음이 안심이 되고...
눈에 익은 메뉴가 많아 설레였다
중국식 탕수육인 꿔바로우가 4500원
( 저 금액에 45곱하면 한국 원)
말린 전복요리도 만원 안함
재미있는게 닭발 요리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인들이 닭발을
먹을 수 있나 모르겠지만...
느끼함을 잡아주는 매운 오이 무침도 있고...
마파두부 가 단 4000 원...
정말 먹고 싶은 것도 많고
메뉴만 봐도 행복하고
뭘 먹어야할지 정하질 못할 정도...
어향육사(생선살 채소볶음)이 4500원
경장육사(돼지고기 채소볶음)이 5000원
돼지껍데기 요리도 있고
족발구이도 4000 원이라 며칠후
맛보았다
오늘은 아냐
다른거 먹어야지...
이 정도 메뉴면 당연히 중국인 요리사가 있을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주방장은 우크라이나 아주머니였다
어떻게 이 모든 메뉴를 만들어내는지 모르겠는데
먹어보니 정말 솜씨가 기가 찰 정도...
정통 중국요리는 향채가 많이 들어가서 화장품 맛도 나고 그런데
여기는 다행히 현지 입맛에 맞춰서 그런지
기본 조미료인 소금, 후추, 간장 , 굴소스 그런 맛만 나서
정말 다행이고 입에 잘 맞았다
먹어본 것중 맛없는게 없었다
일단 해산물 스프와 생맥주 시키고...
말린 전복 요리도 시키고
꿔바로우도 시켰다
찹쌀 반죽인지 쫄깃한 튀김옷이 일품이었다
생맥주가 너무 잘 받아서 한 잔 더 주문하고...
진짜 하나하나 음미할 때마다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사람의 신체적 자유를 억압하는 것만이
벌이 아니고 음식을 제대로 선택할 수
없다는 것도 얼마나 큰 벌이 될수 있는지
깨달았다고나 해야 할까
정말 황홀했던 시간을 보내고
맥주 2잔에 적당히 취해서
신나서 거리를 걸어보는데 ...
포템킨 계단 쪽 동네도 멋있긴 하지만
여긴 500 년 자란 가로수가 기세좋게
도열하고 있어 고풍스런 멋을 내주었다
낙엽떨어지는 시월의 오데사 거리를
거니는 여행생활자...
아 멋진 거리였다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보고 싶어 티켓 판매소에 들르니
좌석이 4500 원부터 가장 비싼게 2만원 정도...
이러니 심심하면 여가 생활로 발레, 오페라, 연주회를
마음껏 즐길수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부러웠다
우크라이나가 마음에 드는 부분은 딱 이거 하나였다...
모자라는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사들고
돌아오는 마을버스를 잡아타고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처럼만 살아가면
여기서 6개월도 문제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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