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어
신선한 바닷공기를 들이마셨다
한국에선 하기 힘든 일이니 지금
실컷 즐기자
시내에서 사온 것중 고기가 조금 들어있는
스프를 아점으로 먹었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구매한 스프중
그나마 가장 먹을만한 맛이었다
오데사에서는 작은 강아지보다는
커다란 개들을 키우는 사람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우리 숙소 앞으로도 산책을 많이 나왔다
개들은 이 추운 날에도
바다 수영을 좋아하는 듯이 보였는데
주인이 고리를 바다 깊숙이 던지면
바로 바다로 뛰어들어 입에 물고 나오곤 했다
그렇게 열 몇번 하더니 드디어 지쳐서
눈에 별이 보이는지 바다에 뛰어드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주인이 아무리 으르고 달래도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 했다
떠내려가는 고리를 망연자실 쳐다보는 주인들...
포기하고 가기엔 구하기 힘든 것인가보다
물결따라 점점 멀어져가는 장난감 고리...
근처를 둘러봐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저걸 어떻게 건져줄 것인가
수영하는 사람도 없으니
개도 미안한지 주인에게
고개를 들지 못하고
낚시꾼 아저씨들도 쳐다만볼뿐
방법이 없다
오늘은 바다가 잔잔해서 낚시나온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인 날같다
어디서 다들 나오신건지
아직 반성의 빛을 띄고 있는 개
망연자실한 주인 2...
그냥 옷벗고 수영해서 가져오면 안 되나
시간도 한참 흘러 그냥 갈려는가 했는데...
이 때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써핑 클럽 강사가 어벤져스처럼 멋지게 나타나...
써핑 보드 위에서 노를 저어
고리쪽으로 다가갔다
잔잔한 바다위를 걸어가는듯 나아가더니
어느새 고리에 가까워졌다
아 고리를 건졌다
개의 죄책감을 크게 줄여줄 영웅이
해안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개도 이제 고리가 돌아오고 있음을
알아채고 몸에 힘 빡 주고 있다
드디어 돌아온 고리...
주인들도 만족해서 고맙다고 한다
써핑 강사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대로 돌아간다
이 일이 최근 일주일간 여기서 벌어진
일중 가장 큰 사건이었다
아주 가끔 가족 여행객이나 커플 여행객이
포세이돈에 놀러와서
떠들썩하게 놀거나 폭죽 터트리는건
이에 비하면 아주 작은 일이다
이후 바다에는 평화로움만이 감돌았고
카페트같은 질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온지 일주일쯤 되었는데 슬슬 심심해 지는데
여기 평생 사는 주민들은 대체 무슨 일을 하며
노는 것일까
써핑 강사는 다시 윈드 서핑을 타며
놀기 시작했고...
여름이 오면 아주 바빠지겠지
숙소 근방은 다 돌아보았으니
내일이나 모레는 이 근처를 벗어나
멀리까지 탐색을 해봐야겠다
오데사 물개들이 나타났다
처음엔 저게 뭔가 싶었다
바닷가 개들이라 그런지
바다 수영도 겁내지 않고
기본으로 하더라
평화로운 오데사의 오후였다
저녁 7시쯤 배달된 오징어 스프와
브로콜리 구이를 먹었는데
별로 배가 부르지 않아서
9시쯤 결국 라면을 끓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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