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벨리코 타르노프의 속살을
파헤쳐보기로 했다...
다분히 우리의 경주같은 역할을 하는 마을이란 것은
길을 나선지 몇분 지나지 않아 알아챌수 있었을 정도...
터키의 작은 마을과도 닮아있고...
서유럽은 깨끗하고 잘 정돈되고 질서가
확립되어 있어 한번은 꼭 가볼만하지만
나라가 바뀌어도 비슷비슷한 분위기때문에
금방 싫증이 나기 십상이다...
대신 동유럽은 수더분한 인간적인 감정과
어느 정도 한국이나 동남아와 유사한 그 어떤
분위기가 골목 구석구석 묻어나
여행하는 중에도 곧 다음 동유럽 여행을
구상하는 그런 매력까지 있었다...
물론 여행자마다 다른 느낌을 가질수 있다...
그리고 나도 이탈리아는 다시
작은 마을 중심으로 장기 여행을 할
꿈도 있으니까...
동유럽에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의 일부분이라 더 끌리는지도 모른다...
유럽이라는 그런 신세계에
저런 어수룩함과 낡음의 정서를 간직한 공간이
남아있다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겐 충격이었고
또 신선함이었다...
때는 10월...
가을의 중간이라 여기도 가을 내음새가 풍긴다...
낙엽을 하나하나 눈여겨보며
소년시절에 읽었던 어느 문학책 한권속으로 다시금
빠져들어감을 만끽한다...
10대에 나는 책을 끼고 살았다고 해도
좋았을만큼 문학에 빠져 있었다...
결국 이과로 빠져버렸지만^^
때때로 우리나라는 너무 직업과 돈을 모으는데
모든 신경을 쏟아붓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졌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어느 정도를 모으기만 하는데 삶의 목표를
두는 것은 하류이다...
보다 정신적인 고양감과
영혼의 정화를 위해 살아가는 삶도 있을텐데...
누군가 비웃어도 좋다...
언젠가는 알게 될것이다...
그런 삶을 지향함이 당연히 옳음을...
10년...
20년...
그쯤이면 되겠지...
모든 선진국이 그렇게 거쳐갔듯이...
국민 개개인의 각성과 영감을 통해서...
동유럽에서 자주 눈에 띄는 자그마한 올드카는
상관없는 이방인인 나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묘한 오브제이다...
자그마한 이국 도시의
구석구석을 방황하며
미소짓는 이 기분이란...
벨리코 타르노프의 중심 광장이다...
올드 타운의 중심으로 이를 기준으로 숙소와 식당이 퍼져나간다...
주행선 표시가 전혀 보이지 않는
올드타운에서 운전하는 맛은 어떨까...
약간 충격적인 것은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찾는 걸인들이 유럽에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당연한 일이었을까...
세상 어디에나 걸인은 있는 법인데...
갈림길 양쪽을 다 보고 싶은데
힘은 빠져가고...
욕망과 역마살...
자유와 선택...
그런게 여행할 때의 내 마음이다...
비빔밥같은 마음이다...
이해하기 힘든 키릴문자...
여행이 끝날 때까지 끝내 이해할수 없었다...
이 거리 최고의 호텔에는 내가 사는 도시와
흡사한 놀이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입체감이 넘치는 그래피티도 보고...
낡음과 조용함이 주는 안정감이 나와 맞는건지
아늑함을 느끼며 골목 구석구석을 탐험해 볼수 있었다...
인적이 드물어 위험했다기 보다는
인적이 드물어 오히려 안전했던 이 거리...
이 마을...
참으로 비밀스러운 마을같다...
이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
주차해놓을 멋진 실력들을 갖추고 있어야
비로소 이 마을에 정착할 자격이 생기나보다...
이 골목 어디쯤을 헤매다
평생 못 잊을 맛의 브랜디를 내놓은 레스토랑을
만난 행운을 가질수 있었다...
자그마하고 조용했던 식당...
그리 비싸지 않은 동유럽의 물가가
가난한 여행자를 살며시 위로해 주었던 곳...
벨리코 타르노프는
그런 마을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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