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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차 여행 유럽/조지아

조지아 바투미에서의 피서

by 즐거운 항해사 2010. 8. 25.

흑해에서의 피서는 특별했다...

 

 

다음날 현금과 카드,여권은 방에 두고
수영복과 호텔수건을 가지고
해변으로 룰루랄라 향했다..

 

처음 도착했을 땐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이제 거리도 익숙해지고 ...

 

 

 

 

어제 봐두었던 신기한 선탠베드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일반 선탠베드와 비슷한데 머리부분에
차양막이 있어 그림자를 조절할수 있어 편리했다...

 

 

 

4시간 대여에 3라리(약 2000원) 라니
너무 저렴한 가격에 기뻐하며...

 

 

지금 8월초 이 곳의 기온은 25~27도로 그리 무덥지도
시원하지도 않은 적당한 기후였다...

 

 

오히려 살이 너무 심하게 타지 않을 정도였다...

따갑지도 않고 따사로운 햇살이 몸을 정화시켜주는
기분이었다...

 

 

선탠 베드의 높이는 땅에서 멀리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분명 바람은 달랐다...

시원하다가 따뜻하다가 부드럽게 몸을 감싸주었다...

 

 

 

 

자갈이 시원스럽게 구르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주고...

 

 

지금 이 해수욕장에서 유일한 동양에서 온 피서객을
의식하지 않는 조지아인들의 매너는 자유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바투미는 겨울에도 기온이 7도 정도이고
5~10월에 태양이 좋아 피서객이 몰리는데

 

'비오는 태양의 땅'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태양이 빛나는 가운데 한번씩 천둥소리가 구루룽 구루룽 울리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릴라치면
모든 피서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파라솔안이나
비를 피할수 있는 장소로 들어갔다가 그치면
모두들 우루루 다시 제자리에 돌아와 피서를
즐기기 시작하는 모습도 유쾌하게만 느껴졌다...

 

 

 

한국에서 너무 많은 인파와 교통마비, 바가지 요금이 싫어 떠나지
않는 피서였는데 흑해에서의 바캉스라...
나쁘지 않다...

 

 

저녁이 되어도 낮에 먹은게 워낙 많아서 그런지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빵을 사두기로 하고 8시쯤 넘어 밖으로 나갔다...

 

 

가다가 거리의 테이블에서 누가 부르길래 돌아보니
친구들과 같이 보드카를 마시고 있던 청년이 불렀다...

 

 

술이 좀 취한 것같았는데
하도 간곡하게 부탁해서 같이 앉을수 밖에 없었다...

 

 

할수없이 권하는 보드카에 콜라를 섞어 한잔 마셔주고

 


어느 나라나 술을 따라주는데 안마시면 되게 섭섭해하고
민족에 따라서는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동이라
오해받아 화를 내기도 한다...


조금 더 놀아주다가 일어서려는데 옆에서 어린 딸을
데리고 있던 체격좋은 아저씨가 어디서 왔냐
어디 가냐고 물어보고는 자기가 맛있는 조지아 전통빵을 하는 곳을
알고 있다고 데려다 준다고 한다...

 

 

그냥 저 앞에 있는 빵집에 가면 된다고 하니까
저기는 맛없다고 그런다...

 


그러고는 딸아이는 어디다 맡겨버리고는
고물같은 차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참 하는 짓하고는 ㅜㅜ

바로 가는 것도 아니고 한 10분 넘게 차를 손보더니
어떤 청년 한 명이 더 타고는
어디론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그 청년은 자기 처남이고 치과의사라고 하는데
영 미덥지는 않았다...

 

 

이거 완전 납치되는 그런 분위기인데
차를 세울수도 없고 고민하는 가운데
내가 아는 시내를 완전히 벗어나 과속으로
차를 몰아가는 아저씨...

 

 

내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뒤의 청년이 덮칠수도 있고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시내를 벗어나 멀리는 가지 않고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정차를 했다...

 

 

외진 곳은 아니고 고급 레스토랑들이 몇 개 있는 곳이었는데
항구가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경치가 좋은 곳이었다...

손님들도 한 눈에 척 봐도 부티가 흐르는 사람들이었다...

 

 

여기가 어디냐 물어보니 맛있는 빵을 파는 곳이란다...

여기 사람들은 참 어수룩하게 거짓말도 한다...

 

 

하여튼 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갈수 없어
야외석에 앉았다...

 

 

경치좋고 바람시원한건 확실하네...

 

 

아저씨는 여급과 친한지 한참 이야기하더니
뭐 먹고 싶은거 있으면 주문하란다...

 

오~당신이 사는거야^^

 


그러면서 여기는 뭐가 맛있고 뭐가 맛있고
메뉴를 가리킨다...

 

 

난 배도 이미 불렀고 해서 그냥
맥주 한잔 주문했다...

 

 

그 아저씨와 치과의사도 그냥 독한 전통술을
시켜서 조금씩 마시고 그런 분위기가 되었다...

 


안주도 없이...

주변의 술먹는 풍경을 바라보니
이 나라 사람들은 술마시기 전에 모두 일어나서
뭐라뭐라 한참 외치고는 원샷하고 자리에 앉는
관습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다...

 

 

이야~이거 조지아 사람들과 술 시합했다가는
뼈도 못 추리겠는데...


아마 빼갈로 원샷하는 중국인들하고 대적시키면 무승부될려나... 

 

 


내 앞에 놓인 생맥주를 다 마시고 나니
아저씨의 짧은 영어로는 더 이상 대화도 안되고 해서

계산을 하는데...

 

 

계산은 자기네들이 했는데
돈이 없는지 치과의사와 함께
주머니를 탈탈 털어서야 간신히
지불을 할수 있었다...

 


그러고는 자기는 아까의 여급과
할 말이 있으니 나보고 먼저 가란다...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

초대를 했으면 바래다줘야지...

내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길도 모르고 말도 안 통하는데...

 

 

대신 택시를 잡아준단다...

망할 놈...

 

 

택시기사는 또 기사대로
돈많은 (자기들 입장에서) 외국인을 태웠으니
본전을 뽑으리라 생각했는지
이상한 곳으로 안내하려한다...

 

 

안 그래도 말을 모르고 지리를 몰라서
간신히 저리로 가자 이리로 가자 손짓으로
길을 안내하며 가는 판국에...

 

 

결국은 어두컴컴한 곳에 있는 술집이 많은 곳으로
차를 돌리려해서 멈추라고 하고는 달리는 도중에
차문을 열어버렸다...

 

 

기사녀석은 그래도 놀랐는지 차를 정차시켰다...


나는 뛰어내리다시피 해서 택시로부터 되도록 멀리
벗어나게끔 달렸다...

 


복대도 하고 있어서 털리면 큰일이다...
한국 대사관도 없는 나라에서...

 

 

택시는 조금 따라오다가 내가 역차선 방향으로 뛰자
추격을 포기하고는 그냥 가버렸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긴장한채
일단 해변가로 향한다음 해변길을 따라갔다...

 

 

내가 아는 것은 숙소가 바다근처에 있다는
것뿐이었으므로 그런 방법밖에는 없었다...

 

 

다행히 어느 정도 가자 낮에
사진찍느라 눈에 익은 건물이 나와 그것을 이정표로 삼아
숙소로 향했다...

 

 

무사히 들어와서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 오늘의 무사함에 안도감을 느꼈다...

 


가만히 분석해보니 그 아저씨도 돈이 없어 술을 마음껏
먹을려고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보이는 외국인을 꼬셔서
데리고 갔는데 그게 맘대로 안되니
짜증이 나서 데려다주지도 않고 그런것 같다...

 

 

내가 배낭여행와서 너희들한테 술을 왜 사냐...

도울려면 한국사람들이나 라오스사람들 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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