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뢰메탑에는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올라가서
사진을 찍어대었지만 특히 저녁과 밤에는 약간 무시무시했다...
해가 지기 시작할때부터 올라가서 있을려면
한낮의 더운 열기와는 달리 극적으로 변해버린
매서운 황소바람을 막아줄 윈드재킷도 필수적으로
챙겨가야 했고 삼각대도 매고 마실 물도 가져 가야 해서 짐도 많았다...
게다가 어떤 날은 외국 여행자들이 밤늦게 올라와서 괜찮았지만
어떤 날은 터키 연인 한쌍만 있을 때도 있었고
최악의 날은 괴뢰메탑에는 나밖에 없었다...
정말 정상에는 조명시설이 전무하기 때문에
발을 잘못 내딛어서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플래쉬도 가져가야 한다...
몰랐었다...
밤에 이렇게 깜깜할줄은...
혹 덩치가 송아지같은 터키 들개라도 만나면
바로 거의 죽음까지도 각오해야 한다...
터키의 개들의 사나움은 다른 여행자들의
여행기에서 많이 보았다...
특히 동부 터키의 양치기개들에게 당한 사람이 많았다...
또 터키 총각귀신이라도 나오면 어쩌나 겁도 났다...
난 겁이 본래 많은 사람이니까...
뒤를 돌아보면 정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어둠이라
강도가 숨어있다 흉기로 머리를 쳐도 모를 판국이었다...
이 모든 위험을 사진을 찍어보겠다는 열정으로 극복하고
또 사진촬영에 몰두하다보니 다 잊어먹고
아무 생각도 들지않는 단계가 되었다...
신기했다...
그러나 내 글을 보시는 분들중에 여자 혼자 가실 생각은
하지말라고 권하고 싶다...
아래 사진들은 며칠동안 찍은 광경을
모두 모아서 정리해 본것이다...
이제 서서히 해가 지고 있다...
로즈밸리와 레드밸리도 석양을 받아
분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반대편을 보니 현지 관광객들 몇명이 올라오고 있었다...
해가 완전히 지기도 전에 달이 훌쩍 날아올랐다...
터키인들도 고단한 일상을 마무리하려 속속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중이다...
불빛이 하나둘씩 켜져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촬영하기 전에 연습삼아
노출시간을 길게 하여 몇 장 찍어보았다...
태양이 드디어 계곡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곧 노을이 피어나기 시작했는데
기대했던 빨간 노을이 아니었다...
처음엔 의아해했는데 예전 인도의 사막지역에서도
노을을 보았을 때를 떠올리고는 건조한 사막지역의
노을색은 항상 이런 보라색일까 추측해보았다...
우치히사르 성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겨울에는 추워서 하기 힘든 축구를 밤 12시 가까이에도
열심히 하는 터키인들이다...
저렇게 운동장에 눈부신 조명을 켜놓고...
터키 거의 전 지역에서 밤에 축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제 완전한 어둠이 내렸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무섭긴해도 오히려 사진찍는데는 더 나은 환경이었다...
조리개를 바짝 조아서 십초넘게 열어놓고
찍는 연습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실력이 없으면 반복연습이 최고겠지 아마...
밤 10시가 넘어 혼자 내려오는데 길도 안 보이고
오싹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내려오는 길에 숙박비가 200유로 넘는다는 호텔을
지나칠 수 없어 삼각대를 놓고 몇 장 더 찍었다...
역시 손님은 몇 없어 보인다...
어느 가정집같은데 정말 느낌이 좋아 담았다...
바위에 집을 조각하는 것도 역시 주인손길에 따라
달라지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며칠간 야경사진을 찍은 덕분에 구입한지 얼마 안 되어
손에 익지 않았던 카메라와 좀 더 친하게 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연습해 나간 덕분에 나중에 터키 칼칸에 갔을때
보다 나은 사진을 남길수 있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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