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는 사실 몇년전에 갈려고 했었다...
그런데 멍청하게도 태국에 가서 할인 항공권을 구하면
훨씬 더 저렴하게 구할줄 알고 아무런 예약도 없이
태국으로 날아갔다가 낭패를 보았다...
태국에서 터키로 가는 모든 항공권이 다 매진되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도 이십여개국을 다녀서 여행에 대해서는 좀 안다하고
건방진 생각을 했었는데 그만 한방 먹고 만것이다...
아무리 여행사를 돌아다녀도 항공권을 구할 수가 없자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담에 가면 되지하고 자포자기한 것이다...
대신 갈 목적지를 찾다가 라오스를 선택한 것이
그 이후 14회의 방문과 노후를 보낼 곳으로
라오스를 꿈꾸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어쨌든 터키는 그후 줄곧 미지의 세계로
내게 상상이 되었다...
여행자에게 가보지 못한 곳이란
으례 궁금증을 더 증폭시켜 꼭 가게 만드는
힘이 있으므로 꼭 가보리라 맘은 먹었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러다 올 4월 네팔에서 또 하나의 숙원이었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뿌듯하게 포카라에서 두달간의 휴식을 취하다
귀국했다...
가히 내 인생의 황금기라 해도 좋을 시간들이라
자부하며 행복해 했으나...
여름이라 취직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한달간 고민하다가 다시 여행을 떠나기로 맘먹었다...
가을은 우리 직업에는 보다 나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수십번의 경험이 있었으므로 그걸 믿고 아예 긴 여행을
떠나자 맘먹었다...
(그리고 지금은 예상대로 보름만에 취직하여
잘 다니고 있다)
파키스탄 훈자와 인도 마날리,레 등을 고려했으나
이번에 터키를 안 가면 다시는 가기 힘드리라 생각해서
터키를 일단 넣고 90일간의 중장기 여행이므로
항상 궁금해하고 신비로워했던 그리스와 동유럽을 넣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론 45일 정도 있었던 터키 일정을 줄여
좀더 동유럽에 투자했으면 더 좋았을거라 지금은 생각한다...
그렇게 정하고 항공권을 구해 17시간의 비행과 14시간의 대기시간을
견디며 드디어 이스탄불에 온 것이다...
첫날은 마르마라 게스트하우스를 발견하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시간을 다 할애하였다...
이스탄불에는 터키일주를 한 다음 다시 돌아오리라
맘먹었기에 하루만 보내고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낸
카파도티아로 다음날 오후 떠나기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스탄불에는 다시 오지 못하고 터키 남부에서
그리스로 나가게 되었다)
터키와 이스탄불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은
이렇게 이국적이고 문화적인 특이성을 지닌 나라를
진작 알았더라면 여행 불감증에는 걸리지 않았을 것이란
확신이 들 정도로 정신번쩍드는 문물을 맘껏 보여주었다...
옛 콘스탄티노플과 비잔티움의 영화와 그 고풍스러움을
거리...골목 어디에서든 뿜어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했다...
제일 처음 대면한 터키의 모습...
술탄 아흐멧 거리의 중심가이다...
여행자 상대의 숙소와 식당들, 기념품점, 여행사들로
빼곡하게 차 있었다...
이 거리엔 한국식당도 있었는데
보통 식사가 2~4만원 정도해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크...
태국엔 3000원이면 먹을수도 있었는데...
터키 물가가 오르긴 많이 올랐나 보다...
더 젊은 여행자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나이가 40이 되면서 외국에서 한식먹는
재미는 여행중 빼먹을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2,3배는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직도 모르지만...
조금 더 나가면 낡았지만 정감넘치는 골목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 주문해본 도네르 케밥도 음미해보고...
6리라 정도...
터키의 숙소는 동남아보다 당연히 2~4배 더 비쌌는데
시설은 훨씬 고급스럽고 유럽의 운치도 풍기고 있었다...
이스탄불에는 다시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기에 해지기 전에
블루 모스크만 급히 보고 저렴한 케밥집을 찾아 저녁을 먹었다...
살라타(=샐러드) 포함 3리라 정도...
물가비싼 이스탄불에선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훌륭한 맛을 음미할 수 있었다...
터키에서의 첫 날의 총평은
이런 곳을 두고 태국과 라오스만 돌고 있었다니
시간이 아깝고 아쉬워 땅을 치고
통탄할 정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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