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며칠전 인터넷으로 둘러본 세계 경제상황으로는
당분간 다시 여행나오기가 좀 힘들어질 것같아서,
오늘은 조금 호강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뭘해야 뿌듯할까 고민하다가 스파를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스파문화는 본래 발리에서 유래되어 전세계로 퍼져나간 것이라고
가이드북에 되어있는데 그러면 본산지의 스파를 경험할 수있으니
더 좋겠죠...
인사이드 발리 책에는 스파 20% 할인 쿠폰이 있는데
그걸 함 이용해볼까 싶었습니다...
우선 자전거를 한대 빌려서 가이드북에 나온 스파들을
한번 죽 둘러 보았습니다...
방에서 나오기전 일단 속시원히 큰 카메라와
작은 카메라 배터리 충전을 같이 해주구요...
꾸따의 디바에서는 전력이 약해 많이 불편했었는데
여기는 문제없군요...
몽키 포레스트 거리 조금 못 가서 있는 이브 2에 들렀습니다...
우붓에만 모두 3군데의 체인을 가지고 있는 인기있는 집입니다...
내부 시설은 아담한게 제가 생각한 럭셔리한 스파와는 판이하게 달랐지만...
저기 침대에 누워 발리 마사지 1시간 받고, 스크럽 45분,
마지막으로 욕조에서 플라워 배쓰 15분을 받는데 145000 루피아랍니다...
태국에서는 훨씬 비쌌기에 시도할 엄두도 못 내었지만
여기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 싶네요...
다음 들른 곳은 몽키 포레스트 지나서 있는 젤라틱입니다...
입구부터 아름다운 꽃장식을 해 놓았군요...
규모는 훨씬 더 크고 시설도 약간 더 깔끔하지만
욕조가 직사각형이라 스파 느낌이 나지 않아
망설여집니다...
일단 자전거로 더운 날씨에 여기까지 오는게 쉽지 않으므로
근처의 아궁라이 미술관으로 향합니다...
제가 갔을때는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 떼를 지어 입장하고 있었는데
유난히 발리에서는 배낭이나 자유 여행객보다 패키지팀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아궁라이는 미술관뿐만 아니라 호텔,카페,정원,연못,야외무대까지
있는 아주 복잡한 미로같은 곳입니다...
개인 수집가인 아궁 라이가 수집한 작품을 중심으로 발리나 인도네시아인,
발리에 살았던 유럽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25000 루피아...
여기는 가이드북 가격보다 별로 인상되지 않았더군요...
입구를 지키는 조각상인데 발리에선 거의 모두 사롱을 입혀 놓습니다...
왜일까요?
그림은 촬영이 허가되지 않으므로 찍지 않았습니다...
미술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그저 그런 작품들이므로...
차라리 문외한에게는 길거리 미술가게 작품들이
더 크게 와 닿습니다...
30분 정도 둘러보니 여러 전시실을 모두 볼수 있었습니다...
일본인 단체관광객들도 비슷하게 시간을 배정하더군요...
출구로 나오니 수영장도 보이고 해서 그리로 가보았습니다...
왠지 미술관과 수영장?
어울리지 않는 구도였지만 알고보니 이쪽은 호텔이라고 합니다...
약간 낡았지만 고풍스런 방이었고
유럽인 노인들이 묵고 있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못 보던 꽃이 있어 한장 찍어보고...
작은 전시장이 또 있어
잠시 둘러보고...
작품보다는 실내외를 관통하는 연못과
조각상들에 더 관심이 갑니다...
다른 전시장으로 가는 길에 연꽃을 또 찍어보고...
아직 연습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 무조건 찍습니다...
어서오세요 정중하게
맞이하는 조각상이 나옵니다...
이 전시장은 출구가 멋스러운데 측광을 조절하질 못하겠더군요...
어둡게 나왔습니다...
역시 사롱입은 조각상들을 뒤로 한채...
와룽 코피가게를 발견했습니다...
입장권에는 이 곳 발리 커피 한잔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잔 마시고 가야죠...
차분한 실내 인테리어, 정중한 서비스 모두 좋습니다...
내온 커피잔에는 쿠키 하나와 신나몬 스틱까지 있더군요...
바쁠것없는 여행자인지라 느긋하게 정원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다...
입구의 색다른 조각상을 봐주고...
매표소에는 아까부터 그림을 그리는 유럽 아주머니가
아직까지 그리고 있더군요...
아마추어같던데 남다른 여행 방식을 가진것같아 부럽습니다...
다시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저어 숙소에 도착하니
1시가 넘었더군요...
푸테리 미낭에서 나시 빠당으로 점심을 먹고 방에서 좀 쉬다가
성벽으로 둘러쌓인 것같은 사니아를 나옵니다...
실은 아까 점심먹기 전에 스파 이브로 결정하고 들렀는데
막 점심먹으러 나가던 아주머니가
나 때문에 다시 마사지 채비를 하길래
미안해서 식사하고 오라고 만류하고
2시반으로 예약을 해놓고
다시 온 것이었습니다...
먼저 스크럽할 재료중 그린티, 화이트 쟈스민과 허벌 중에 한 가지를
고르랍니다...
쟈스민으로 골랐습니다...
오전과 달리 오후에는 손님들로 북적이는군요...
후우...예약 안 했으면 못 했을지도...
스파실로 들어가니 꽃잎이 수북하니 쌓여있습니다...
늘 여성분들이 스파하는 사진을 보고 부러워만 했었는데
요번 기회에 작은 소원 하나 풀어봅니다...^^
일단 발리 식대로 옷을 다 벗고 갈아입으라고
1회용 팬티하나 줍니다...
침대에 엎드립니다...
얼굴쪽은 구멍이 뚫려있어 편합니다...
밑을 보면 꽃이 담긴 대야가 있어 배려를 했음을 느낄수 있지요...
발리의 마사지는 태국과 달리 꾹꾹 누르지 않고
오일을 발라 부드럽게 밀어주므로 또다른 느낌입니다...
뭉치기 쉬운 곳은 기술적으로 밀어주므로 잠이 솔솔 오려합니다...
1시간 정도 정말 행복하게 졸면서 마사지를 받고 나서는
스크럽을 해 줍니다...
뭔가를 발라주고 10분쯤 후 문질러주고...
다시 돌아누워 바르고 10분쯤후 문질러주고...
한국식 때수건이 훨씬 효용이 높다고 하겠지만
스크럽을 처음 받아보기에 만족스러웠습니다...
한국에서 누가 만오천원에 이 모든 것을 누릴수 있겠습니까^^
마사지사는 나가 있고 샤워한 후에
플라워 배스가 정말 이름그대로 꽃단장하고 절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자지만 너무 행복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늘 여자분들의 여행기로만 느껴왔던 플라워 배쓰를 이용한 스파...
남자도 해보면 안됩니까^^
핑크색 꽃들이 몸에 스며들어 향기롭게 만들어 주는 느낌은
이루 말할수 없이 황홀하더군요...
차와 과일도 내주어서 스파안에서 즐길수 있게 왕같은
대접을 해줍니다...
15분이 금새 흘러갑니다...
너무 기분이 업되어서 마사지사에게
당신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으니
나도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말하고
팁으로 30000 루피아를 주었습니다...
이제까지 제가 여행다니며 준 팁중 가장 큰 가격입니다...
배낭여행이나 자유여행으로 와서는 여유가 없으니까
마사지 받을때는 보통 10% 인 600원에서 1500원 정도 주는데...
그 마사지사는 처음엔 팁으로 5000 루피아 정도를 받을려고
(2시간 145000 루피아여서) 150000 주니까
잔돈 없는척 시간끌다가
일단 5000 루피아 거슬러받고 나서...
30000 루피아를 팁으로 주니 입이 귀에 걸릴 만큼 웃습니다...
한국돈으로 하면 3000원 조금 넘는 돈이지만서도...
이로써 오늘은 우붓에서 두 명이 행복하게 되었군요...
방에서 조금 쉬면서 노다메 칸타빌레 보다가
저녁먹으러 갔습니다...
가는 길은 우붓에서 가장 세련되고 멋진 레스토랑과 공예품점으로
가득 찬 데위 시타 거리로 일부러 둘러 갔습니다...
저녁 7시 무렵 해질때부터 문닫기 전인 9시 정도까지가
가장 화려하고 그 이후에는 카페나 레스토랑 몇 군데만 문을 엽니다...
멋진 간판도 보이고...
섬세하게 코모도 도마뱀 조각품도 있습니다...
우붓이나 발리의 고급 기념품을 마련하려면 이 거리로 와야 합니다...
와룽 이게란짜에 갔습니다...
역시 MSG를 사용치 않는 식당이라 한번 맛보기로 했습니다...
가게도 예쁘장하지만 사진이 훨 잘 나왔군요^^...
이 집의 나시 고렝(볶음밥)은 기름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볶았지만...
두부볶음은 겨우 두 조각 나오네요...ㅋㅋ
그리고 양이 작아서 여전히 배가 고픕니다...
바로 옆에 있는 단골집 푸테리 미낭으로 가서
밥에다 가지볶음,큰 멸치 구이 4마리, 두부조림
골라서 먹습니다...
잭프룻 무침과 카레국물은 본래 공짜로 끼얹어 줍니다...
역시 나시 빠당이 최곱니다...
관광객용 식단은 멋만 날뿐입니다...
다시 조명이 켜진 사니아로 돌아와서
노다메 칸타빌레 몇 편 더 보고 잠을 청합니다...
아...
너무 편한 나날입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바쁜 일상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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