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에 일어났습니다...
요번 여행에서 가장 빨리 일어난 셈이군요...
편의점에서 빵과 캔커피 사서 먹으면서 써핑 스쿨로 갔습니다...
5분 정도 걸립니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았더군요...
조금후에 스텝들이 속속 오더니 갈아입을 옷주고 탈의실에서
갈아입으라 합니다...
해변에는 물건을 맡길 데가 없으니 로커에 모든 짐을 넣어두라해서
스쿨앞에서 몇장 찍고...
잠수복입은 카메라를 쓸 기회가 없어졌군요...
길건너면 바로 해변이라 편리합니다...
초보자용 가장 긴 보드들고 강사따라갑니다...
보드의 명칭과 타는 자세만 알려주고는 바로 바다로 들어갑니다...
오른발은 보드 뒤쪽 1/3, 왼발은 보드 앞쪽 1/3에 놓고
중앙에 위치하게 한다...
무릎은 적당히 굽히고 팔은 적당히 벌려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항상 보드는 파도와 몸 뒤에 위치해야 한다...
파도가 보드에 가까이 다가오면 점점 더 세게 손으로 젓어야하고
보드 뒷부분을 때릴때 일어선다...
오른발 먼저 놓고 왼발을 위치하게 한다...
엎드려 손으로 젓을때는 항상 가슴과 머리는 보드에서 떼야한다...
등이었습니다...
간단한 영어라 모두 다 알아들을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왠일인지 다른 두 학생은 서양인인데 늦게 와서 따로
수업을 받게 되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두배나 비싼 1:1강습을 저렴하게 듣게 된 셈입니다...
강사는 바로 파도를 골라주며 한번 해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작은 파도였지만 중심을 잘 잡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처음 시도에 바로 해변까지 올수 있었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생각해보니 학창시절, 부산대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여린 성격을 고쳐보고자 요트 써클에 들어갔었습니다...
주말마다 광안리 앞바다에서 선배들의 거친 훈련과 기합을 받아가며
아마추어 요트 선수까지 했던 기억이 있지요...
그때 윈드써핑을 같이 접할 수가 있었는데 그때 윈드써핑의 첫걸음도
보드위에서 중심잡는 법을 먼저 익혔어야 했기 때문에 몸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덕분같습니다...
나중에 강사도 써핑이 처음 맞냐...그렇다하니...
다른 해양스포츠는 해본게 있냐...윈드써핑 좀 했다하니
그제서야 이해하는 눈치였습니다...
성공하니까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라고 하더군요...
조금 더 큰 파도를 만나니 성공과 실패를 교차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한번 시도할 때마다 중심이 너무 뒤로 치우쳤다...
패들을 너무 느리게 저었다...
이렇게 한 마디씩 지도를 해줍니다...
오랜만의 운동이라 힘이 빠져서 일어설수 없을 때까지 하다가
해변으로 올라와 생수 마시며 강사와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의 강사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살았는데 의류회사에 다녔다고 합니다...
아침에 일찍 눈뜨자마자 출근해서 밤늦게 오면 바로 자고 다시
출근하고...그런게 너무 싫어서 발리로 와서 써핑을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평화롭고 너무 행복하다고 합니다...
저는 아, 이런 걸 선진국 사람만 느끼는게 아니구나...생각했지요...
인도네시아인들은 아직 모를꺼라고 생각했는데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 약간 놀랬습니다...
제가 강사님은 어느 정도 높은 파도를 탈수 있나요...물었더니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써핑을 'feel'해라...
파도를 'feel'하고 자연과 네 몸을 'feel'해라...
그런게 좋은거다 하더군요...
저는 본래 한국에서의 경쟁이나 일등 지상주의, 업적 지상주의를
혐오한다고해왔지만, 어쩔수 없이 저 자신도 모르게 몸과 정신에
스며들어 있음을 깨달았고 그날 강사에게서 써핑타는 법보다는
스포츠를 즐기는 정신을 배운게 기억에 너무 남습니다...
첫날이라 아직 2미터 넘는 파도엔 도전못했지만
나머지 시간엔 써핑을 즐기는데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오전 10시쯤 마치고 돌아와서는 뻗었습니다...
파도와 맞짱뜨는 것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샤워하고 침대에 뻗어서는 재즈들으며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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