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드디어 방비엥으로 출발입니다...
여러가지 할일이 많은 곳으로의...
버스는 예전보다 깨끗하고 좌석도 좋고 에어컨도 비교적 나은
녀석으로 당첨이 됐습니다...
방비엥행 버스 회사가 여러 개인지 매번 다른 버스를 타보았습니다...
안에서 한국 뮤직 비디오를 보여줍니다...
원더걸스의 소핫도 흐르고...
한류열풍이 아직도 안 가라앉았나 봅니다^^...
그렇게 기분좋게 출발을 기다리다가 뒤쪽에 앉은 서양 커플과 한판 붙었습니다...
차림새는 깨끗한 편인데 여러 나라를 다니는지
맨발에서 냄새도 나고, 씻지도 않고 탔나 봅니다...
거기까진 좋습니다...
힘들면 누구나 그러니까요...
그러나 자꾸 툭툭 건드리네요...
일부러 그런건 아니고 움직이다가 그랬겠지만...
미안하다는 말도 안 하고...
처음엔 참습니다...
눈짓만 한번 보내줍니다...
이번엔 맨발을 옆좌석에 올리더니 내릴때 또 팔을 툭 칩니다...
냄새나고 흙묻은 더러운 맨발로...
안 그래도 몸도 안 좋고 예민한 상태에서 짜증이 확 밀려와
일어나서 안 되는 영어지만 큰 소리로 퍼붇습니다...
자꾸 치지마라...
니 발이 내 몸에 닿는거 기분나쁘다...
뭐 그런 식인데 자기들이 나를 존중안해줘서 생긴 일이니
나도 존중해줄 필요가 없어, 손가락질해가며 기분나쁘게 만들어줍니다...
옆에 앉아있는 남자친구같은 넘은 쳐다보다가 화난척 선글라스를 벗고
일어서는데 완전히 일어나지는 못하고 구부정하게...
남자친구 체면에 가만 있을수는 없고 싸우기는 해야겠지만
자신은 없고 뭐 그런 심정이겠죠...
한국인끼리였으면 벌써 주먹이 오갈 상황인데...
저도 여차하면 사고칠 생각으로 마음을 독하게 먹고
그 남자친구한테도 퍼붇습니다...
서양놈들은 자기들끼리 몸이 닿거나 하면 바로 "Sorry" 외치면서
동양인에게는 되게 인색합니다...
이번 케이스는 그런 소리도 못 들었지만 들었다해도
싸웠을 겁니다...
자꾸 실수하고 미안하다고 말하면 뭐합니까...
그 여자가 정색을 하고 아주아주 미안하다 그런 식으로
사과를 하길래 화를 누그러뜨리고...
뒷좌석의 다른 여행객들도 싸움이 날까봐 손을 들며
"Take it easy" 하며 만류하길래 그만하고 참았습니다...
그 순간부터는 그 둘이서 아주 조심을 하더군요...
첨부터 그러지...
만약에 자기들이 동양인이라고 무시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다른 서양인에게 하듯이 애초부터 조심을 했었을 겁니다...
여행 시작한지 17년째지만 순한 성격이라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어도 그냥 참고 넘긴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서양인들의 부당한 인종차별이나 아무 이유없이 무시하거나
거만한 행동들은 참고 넘어가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고 참기만 하면 마음의 병이 되더군요...
몇년전부터인가는 참지 않고 되도록 터뜨립니다...
그래야 다른 동양인들을 만나도 조심하게 될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만있으면 뭐야 별거 아니잖아 생각하고 자꾸 그럴 것입니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곳에서 아까 싸움을 말렸던
조르단 남자와 일본 여자와 인사를 나눴습니다...
일본 여자는 서양인들의 태도에 대해서 나도 일본인이라
그런 마음을 잘 안다고 묻지도 않았느데 말해주네요^^
라오스도 좋아해서 몇 번 오고 인도도 갈거고 ...
여행을 많이 다녔는지
역시 차별을 느꼈었나 봅니다...
조르단 중년 아저씨는 내가 발리에 갔었다고 하니
자기는 인도네시아 거의 전체를 다녔는데 그 곳은
불씻! 불씻! 이라고 연방 욕을 해댑니다...
어떻게나 욕을 보셨는지요^^
분명 사기당하고 바가지 엄청 쓰고 때로는 협박에 가까운 권유로
곤혹스런 여행을 하셨겠지요...
저만 인도네시아에 대해 불만을 가진게 아니었군요...
역시 마이너 여행지는 뭔가가 있으니까 여행자들이 적은 겁니다...
불씻 그 말 듣는 순간 인도네시아 다른 곳도 함 가볼까 했던
약간의 마음도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방비엥...
여전히 산천 수려하더군요...
숙소는 경치좋은 그랜드뷰로 정하고...
놀랍게도 주인 부부가 저를 기억해 주어서 더 고마웠습니다...
폰투어앞 식당에서 삥빠와 카우냐오를 주문해놓고
먼저 나온 망고쥬스를 시원하게 들이킵니다...조오타~
날씨도 백점입니다만...
몸에 열도 나고 몸살기도 있어 일단 방에서 쉬었습니다...
오후에는 폰투어에 찾아가 미스터 누언을 만났습니다...
작년에 약속한 게 있었는데 라오스 재방문에 1년이 걸릴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누언은 십대때부터 찬 강물에 몸을 하루종일 담궈야 하는 카약 투어를
진행하면서 몸에 이상이 생겨 버렸습니다...
20대인 지금 벌써 손발의 신경이 약해져 시리고 저리고
고생한다 하더군요...
예전에는 방비엥 의원에서 처방받은 비타민제들을 복용하고 있던데
제가 한국에서 한번 알아보겠다 하고는 1년이 지나버렸습니다...
한국에서 있을 때도 항상 누언 생각이 나서 맘이 편하지가 않고
그랬는데 오늘에야 약속을 지킬수 있게 되어 정말 마음이 놓입니다...
요즘은 어떠냐고 물으니
복용하고 있다는 라오스 전통 약재들을 보여줍니다...
라오스 한약인 물약과 정로환닮은 환제를 먹고 있는데 약간은 나았는데
그래도 증상은 여전히 심하다고 합니다...
구해온 약을 건네주며 그런 증상은 빨리 낳는게 아니니
꾸준히 먹으라고 말해줍니다...
1년치니까 다음에 올때까지는 계속 먹을수 있을 겁니다...
너무 고마와하고 안색이 밝아진 누언을 보며 꼭 나아야할건데
생각하며 자리를 뜹니다...
아고...
이 친구 허리까지 숙이며 입구에서 인사를 합니다...
안 나으면 어쩌지 ㅜㅜ...
몸은 계속 안 좋지만
내일 방문할 나두엉 초등학교에 전해줄 학용품과 축구공을
구하러 갑니다...
에구구...
신음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몸이 계속 안 좋아지는것 같습니다...
여러 곳을 둘러보다 한 중국인 가게에서 축구공 5개를 구입합니다...
다른 곳에선 개당 3만낍까지 깍았었는데
여기서는 개당 2만낍에 흥정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품질이 다른거 아냐 걱정했는데
아줌마 왈 잠깐만 기다려라 지금 재고가 없으니 아는 가게가서
빌려올께 하며 아까 3만낍 불렀던 가게가서 같은 공을 빌려옵니다...ㅋㅋ
열심히 바람넣어 줍니다...
이제 학용품 사러 갑니다...
어...
작년에 학용품 구입했던 문방구가 안 보입니다...
망했나 싶어 근방을 더 살펴보니
바로 건너편으로 확장 이전했습니다...
장사가 잘 되었나 봅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하고 공책,볼펜,연필을 주문했습니다...
작년만큼 할인 안 해줄려기에
나두엉의 귀여운 학생들과 활동을 담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설득에 들어갔습니다...
아주머니는 사진들을 주의깊게 보고서는 마음이 좀 움직였는지
할인해줄께 합니다...
역시 아직 라오인들은 감정이 살아있다니까요^^...
혹시 매운 한국음식 먹으면 몸이 좀 나을까 싶어 찾아간 운주산방은
아직 문을 닫고 있어 절망에 빠져들었습니다...크~~
나중에 다음 카페 들어가보니 한국에 계시는데 며칠 더 있다
오신답니다...
어쩔수 없어 한국식 칼국수를 한다고 한글로 적어놓은
싸이사왕 레스토랑에 가서 작년에도 맛있게 먹었던
칼국수와 김치를 밥과 같이 해치웠습니다...
맛은 거의 한국 칼국수와 비슷합니다...
다만 조미료많이 넣는지 소화가 잘 안돼서 그렇지...
정신이 가물가물해지는 것 같아서 방으로 빨리 돌아와서 구입한 물건들 방 한 구석에
잘 챙겨놓고 하벤 2알 삼키고 침대에 푹 쓰러져 자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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