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국떠난뒤 1년이 지났구나
금방이네
태국3개월
네팔3개월
태국3개월
동유럽3개월
바르나의 12월 26일
올드타운이 있다고 해서 걸어가보았다
정감있는 수더분한 상점가와 주택가를
기분좋게 걸어서 ..
이 돌계단을 내려오는데
손바닥만한 이 아기 냥이가
졸졸 따라오더라
왜 그러니 너...
강아지를 제일 좋아하고
고양이는 그 다음 좋아하지만
아기 냥이가 너무 귀여워서
한참 쓰다듬어주고 간질어주고 하다보니...
자꾸 따라온다
배가 고픈건가
들어서 본래 자리에 풀어줘도
자꾸 따라오고 ㅋ
간택당한건가 이런게...
안 따라올때까지
계속 되풀이할수 밖에...
불가리아 주민들은 길고양이한테
음식 제공을 잘해주기 때문에 그거 믿고 ...
바르나의 올드타운은 아주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꽤 볼만했다
뭔가 다듬지 않은 원석같은 분위기...
터키쪽 기운도 조금 묻어 있고...
아 이젠 튀르키예인가...
여행다닌 곳중 국가명이 바뀐게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마케도니아에서 북마케도니아로
그리고 튀르키예...
그래 그래
세상은 변하고 있다구...
그렇게 올드타운 구경을 대충 마치고...
사실 오늘 메인은 이 곳이라 ...
오래전부터 눈독들여온 해안가의
이 범선 레스토랑에 맘이 설레여서
다른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진짜 범선 맞겠지?
대항해시대 앞흐리카 도 다녀오고
튀르키예도 갔을법한 범선의 내부를 보다니...
오후 늦어서 손님들은 거의 없었다
흑해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주문...
불가리아의 자랑
숍스카 샐러드
피쉬 슾...
맵지는 않고 후추맛으로 얼큰한 진국이었다
그리고
동유럽쪽 바닷가에서만 먹을수 있는
문어 다리...
올리브 오일로 구운듯한데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동유럽쪽에서는 상당한 고급요리에
속하는 듯했다
나이프로 조금씩 썰어서
천천히 지긋하게 씹으며
그 맛을 음미해본다
하...
나의 피곤했던 한국 생활이 다 용서되는 맛이다
나의 여행에서는
그 지방에서만 맛볼수 있는 특선 요리를
즐기는게 유일한 낙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캐비어 트러플과 더불어 3대 진미라는
푸아그라 등장...
처음 보는 순간이었다
말로만 들었지 ...
그러나 곧 실망
순대간을 싫어하는데 딱 그맛이었다
캐비어나 트러플도 유럽인 입맛에나
진미라고 하지 아시아사람한테는 진미가 아닌듯 ㅜㅜ
캐비어 대 명란젓
트러플 대 새송이버섯(송이버섯까지 갈 필요도 없다)
어떤게 우리 입맛에 더 맞을까
그래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맛에만 집중하며
보내는 이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잘 먹고 소화도 시킬겸 바다 공원을
걸어서 노을까지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
불가리아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김밥집에 들러
비빔밥 주문을 하고 기다림...
여느 때처럼 케이팝에 심취한 불가리아 10대 여학생들이
티비에서 나오는 유튜브 영상보고 춤을 따라하거나
노래도 따라부르고 있었다
이런게 가게 사장님의 컨셉이었을거다
갑자기
"한국 사람이세요?" 누가 하이톤으로
물어보는....
여행온 한국인인줄 알고 고개를 들어
보니 한국인은 보이지 않고 불가리아 젊은 아가씨가
한국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하니 너무나 반갑게 한국말로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이었다
아~
이게 한류의 힘이구나
고맙다 BTS
고맙구나 엑소
김밥집에서 계속 이야기할려니 사장님 눈치가 보여
일단 밖으로 나가 바르나 해변 입구의
힙한 카페에서
모히또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저녁시간이 되어
식사라도 대접할려고 해피 그릴 가게중에
제법 규모가 있는 곳으로 갔다
여기도 바르나 해변 입구에 있는 곳인데
혼자 가기엔 뻘쭘해서 못 가고 있던
곳인데 이렇게 가게 되는구나
불가리아 아가씨는 20대라 다 잘 먹을 때인것 같아서
맛있어 보이는 것 다 주문했다
아니 평소에 내가 먹고 싶었던 거 다 주문했다
소고기 스테이크에 채소 모듬구이, 롤에 샐러드
생맥주도 2잔 같이 ...
음식맛은 전부 훌륭했다
혼자 다니면 안 좋은게 이것저것 다양한
메뉴를 즐기지 못하는게 흠인데
오늘 다행히 이런 기회를 주네...
한국말이 너무 유창해서 한국인과 대화하는것같았는데
독학으로 한국말을 배웠다니 놀라웠다
카톡도 쓰고 있었고 한국에 친구도 있어서
한국에도 다녀왔는데 너무너무
한국이 좋았다는 것이다
레스토랑과 멋진 펍이 어찌 그리
끝도 없이 펼쳐지는지 어메이징하다고 했다
불가리아의 어디에 있다는 산근처의 스키장 얘기도
하던데 설마 거기 가자는건 아니겠지
예전엔 자주 갔었지만 지금 외국에서 타다가
다치면 답이 없어 가자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요 며칠간 한국사람 만나지 못해 외롬증을 약간
앓고 있었는데 하느님이 보내주신 것같은
천사같은 아가씨와 한국말로
떠느는게 마냥 좋았을 뿐이다
아 한국말로 술술술 말하는게
이렇게 편하고 좋을줄 몰랐었는데...
밤이 그리 늦지 않게 집근처까지 바래다주었다
연말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한류를 사랑하는 외국인을 매너있게 대해야지
그녀의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점은
나의 이런 결정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았음을 맹세한다 흠...
다음날은 숙소 근처의 쇼핑몰에 있는
푸드센터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고
호텔에서 하루 종일 쉬었다
좀 저렴한 장기방을 구하는게 아직
해결이 안 나고 있어 일단 다른 호텔에서
1주일 정도 머물기로 했다
새로 옮긴 호텔은 소련시대 건물같은 약간 낡은 분위기였지만
방이 일단 넓었고 전망이 좋아 맘에는 들었다
해변도 훨씬 가까와졌다
바르나 구석구석 더 탐험하며 돌아다녔고...
어느덧 그녀와 만나기로 약속했던
연말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혼자 쓸쓸한 연말을 보낼수밖에
없었는데 참 고마운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해피 그릴로 ...
전에 규모큰 가게는 예약안하면 못 들어갈
정도로 손님이 많아 튕겨서
작은 해피 그릴로 오게 되었다
뭐 그래도 음식맛은 똑같으니까 상관없지...
치킨스테이크, 새우 구이, 채소 모듬구이, 오징어튀김으로
그녀가 먹고 싶은거 다 주문했다
맥주로 연말을 축하하며...
또 그간 소식을 주고받았고...
평소에 이랬던 광장이...
분명 한산했었는데...
사람들로 꽉 차 버렸다
11시쯤 불가리아 유명 여가수가
축하공연을 시작했다
이제 새해 카운트 할때를 기다려야지
바르나 사람들 다 모였구나
가수가 부르는 노래들도 흥겨웠고
한국인에게 어필할만한 곡이었다
예상외의 불꽃놀이
상당한 퀄러티를 자랑했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멈추지 않았다
내가 본 불꽃놀이 중에서도
상위에 드는 퍼포먼스...
아 기분좋다
그녀를 보내준 신에게 감사하며
새해에도 여행잘할수 있기를 기원했다
2018년 새해는 불가리아 바르나에서
불가리아 국민들과 더불어 맞게 되었다
다정한 국민성을 지녀서 편하게
지낼수 있었음에 감사해야지
새해맞이 행사가 끝나고 인산인해...
새벽이라 택시를 간신히 잡아 집까지 태워주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녀의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점은
나의 이런 결정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았음을 맹세한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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