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에서 저녁 8시반에 에코라인을 타고
영화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졸기도 하고
시간을 보내고 아침 7시에 정확하게 라트비아 리가에 도착했다
좌석마다 최신영화 골라보는 액정 달려있고
무료 커피자판기있고
와이파이 빵빵하고
화장실 달려 있는 2층 버스가
10시간반에 22600 원이면 너무 저렴한거 아님???
역시 이번 여행 징크스대로 도착날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려준 버스터미널과 숙소는 다행히 300 미터 정도라
그냥 맵스미보고 찾아갔다
바로 이 알타 호스텔...
익스피디아에서 3박에 10만원 나와서 결제했는데
아고다보니까 3박에 74,000원 정도라 급취소하고 아고다로 변경...
그래도 내려올수록 숙소비용도 줄어드네
에스토니아 개인룸 48000 원
러시아 개인룸 39000 원
라트비아 개인룸 24000 원
점점 좋아지네 좋다 좋아
한달 80만원으로 세계 여행할려는데
유럽쪽은 숙소비가 비싸서 경비맞추기가 힘든데
이보다 조금 더 저렴해지면 개인룸 지내면서
한달 80만원 쓰는 것도 꿈이 아닐 것 같다...
숙소만 무료로 쓸수 있다면
전 세계 어디서나 한달 50 만원으로 살아갈 자신이 있지만...
도미토리를 가지 않는 이유는
내가 46 번 해외 여행하면서 가끔은
도미토리 찾아갔는데 ...
분실 혹은 도난당한 여행자들을 많이 보고
그런 이야기도 많이 듣고
심지어 동남아 한인 숙소에서도 분실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유럽 한인 숙소에서도 아침에 남의 캐리어 들고 사라지는
20대 한국 여자여행자도 있다고 검색하면 나온다
유럽의 일반적인 호스텔에서 절도를 목적으로
도미토리에 머물러 오는 도둑도 있다고 한다
또 동유럽쪽에는 형편이 어려워진 현지인들이
한 달 숙박비가 저렴한 도미토리에 아예
살림을 차리고 살기도 하고(1박 3000 원부터니까)
터키나 우즈베키스탄 같은 곳에서 일하러 와서
장기간 머물기도 한다고 했다
꼭 그런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지만
여행자와 현지인, 노동자가 섞여 있으면
분위기가 좀 묘해질 것 같은데... 아닌가?
(나도 나중에 그 비슷한 경험을 하기도 하지만)
어쨌던 몸편하고 마음편한 개인룸을 선호한다
가격차는 그냥 보험낸다 생각하고....
나같은 여행 생활자는 1년 365일 내내 외국에서 숙박을 해야하는데
도미토리에 머물면 저렴하기는 해도 언젠가 1번은
털리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털린 후에
아 그냥 그 돈으로 맛난거 더 먹을걸
아니면 그 돈으로 더 좋은 숙소가서 잘껄....
후회하느니 그냥....
에스토니아와 러시아에서도 한 달 이상 살아볼까
검토를 해보았지만 먹거리는 그렇다쳐도
저렴한 숙소를 구하지 못했고
또 영하 20도 넘는 겨울을 감당할 수 없겠다 생각했고
발트해 근처는 날씨가 엉망이었다
매일 흐리거나 싸리비가 오거나 우울해지기
쉬운 날씨에 매일매일 기온 격차도 심했기에
(어떤 날은 최저 5도 최고15도 , 다음 날은 최저 10도 최고 20도)
장기로 살기에는 적당치 않다고 판단....
동남아 쪽은 정보도 많고 한달 묵는다하면 50~70% 정도 할인해 주는
곳이 많으니 얼마든지 가능한데 이 쪽은 아닌것 같았다...
이번에 주욱 훑고 내려가면서 나름대로의 정보를 만들어야겠지...
알타 호스텔은 대형 시장 근처의 건물을 숙소로
만든 곳으로 아래 층은 도미토리, 제일 위층만 개인룸이었다
지붕의 유리창이 개인실 창문이다 ㅎㅎ
너무 일찍 도착했기에 체크인을 기다려야 했다
야간버스로 이동해서 너무 피곤했는데
다행히 공용 거실에 길다란 쇼파가 있기에
바로 뻗어버렸다 아~푹신하니 너무 행복했다
행복이 별거 아니구나
한국에선 마지막에 편한 아파트에서 살다가 떠나왔는데
이젠 이런 쇼파에도 행복해 하다니...
욕심을 많이 버리고
기대치를 낮추고 사니
행복이 자주 찾아오는구나...싶었다...
내가 만약 여행자금이 풍부해 5성급 호텔에만 묵는다면
3,4성급으로 가면 불행을 느낄 것이고
처음엔 좋겠지만 1년 내내 5성급에 묵는다면 몇 달후
지겨워 질것이고 좀 더 큰 만족을 찾기 위해
술이나 도박, 마약에 손을 댈 확률이 높을 것이다
사람은 쾌락을 찾아가야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러나 현실은 다행스럽게도....
2성급 정도에 머물며 개인룸만 잡아도 행복해지고
어쩌다 3성급에 가면 웃음이 나오니 얼마나 다행인가....
기절해 4시간을 그냥 자다가 일어나니
방으로 가도 된단다...
내부 시설은 아고다 사진보다 훨 나았다
고급스럽진 않아도 필요한 건 다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트윈룸 타입...
침대 하나는 짐을 펼쳐 놓기에 좋은 시스템...
딱이다...
난방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인터넷은 유럽 어디서나
한국 속도낸다...
이게 바로 지붕의 유리창 ㅎㅎ
욕실도 깔끔...
샤워기가 저렇게 빠지긴 해도 문제는 없었다
뜨거운 물 잘 나오고...
이게 1박에 24,000 원이면 고맙지 뭐...
샤워하고 짐정리하고
처음 보는 라트비아 란 국가는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뛰쳐 나왔다...
숙소와 올드 타운과의 거리는 10분 걸음이었는데
그 사이에 멋들어진 시장이 펼쳐져 있으니 더 좋았다...
잘 살펴보면 마트보다 저렴한 것도 많았고
4000원~5000원으로 한 끼 때우기 좋은
맛있고 저렴한 식당들도 숨어 있다...
라트비아는 GDP 13,000 불 정도 되는 국가니까
안심해도 되리라보고 카메라 들고 나왔다...
에스토니아 탈린보다는 약간 낡은 거리를 보여주었지만
너무 깔끔한 탈린 사람들의 옷차림에 주눅이 들었던지라
리가가 맘에 들었다
사람들 옷차림도 수수하고 마음이 편해졌다
아니다...
더 큰 이유는
현지인들 머리크기가 한국인과 어느 정도
비슷해져서 마음이 편해진 것도 같았다...
에스토니아 탈린은 왜 그랬지???
뭔가 이런 거리 분위기를 좋아한다...
리가 올드 타운의 초입이다
이 곳의 올드 타운은 지름 1킬로 정도에
다 담겨지는 작은 마을이다
관광객용 레스토랑들은 예쁘게 장식해 놓고
추울까봐 불도 피워 놓았지만...
내가 찾는 곳은...
바로 리도 비스트로...
에스토니아에 이어 라트비아에서도
선택식 부페인 리도만 고집할까 한다...
그만큼 나에겐 입맛에 맞았다
리가에는 리도 식당이 3군데 이상 있었는데
이 유럽식 족발 요리는 올드 타운내 리도에만 있었기에...
족발 6100원
샐러드 3200원
흑맥주 3800원
총 13,100원
저렴하지 않은가 유럽에서...
유럽 족발은 발부분이 아니라
무릎관절부분을 사용하는데
쫄깃쫄깃함이 보통이 아니었다
폴란드의 골롱카, 헝가리의 꼴레뇨와 같은 요리...
이 쪽으로 보니 훨씬 먹음직스럽다
전문 식당에 가서 주문하면 엄청 큰 3만원 짜리가 나오기 때문에
혼자 먹을려면 여기가 적당하다...
콜라겐인 껍질 부분은 엄청 쫄깃하고
살코기는 쫄깃쫄깃 부드럽고 훈제향이 살짝 나서 더 좋았다
이번 유럽 여행 최고 목표가
보르쉬와 유럽식 족발 먹기였는데
이제 여한이 없다 ㅜㅜ
한국에서 독일식 학센 먹은 적이 있는데
그와는 또다른 식감이었다...
여기는 접시당 가격이라
자기 마음대로 샐러드를 담을 수 있었다
맥주도 정말 시원하게 넘어가는
크래프트 맥주의 참 맛...
(에스토니아 러시아 라트비아까지는
생맥주가 차암 맛있었는데 그 밑의 나라들은
점점 맛이 떨어져갔다)
분위기도 중세 선술집 그대로...
진짜 술맛이 저절로 나서
리가 특산이라는 하니비어 한 잔 더...(3400원)
내가 참 라트비아 까지 오다니
아직도 믿겨지지 않을 때가 있다 ㅎ
낮술했어도 취기가 안 느껴지는
이 기분은 뭐지?
아직 구조를 잘 모르니
발길 닿는 대로 아무 곳이나 찍자...
여긴 밤에 칵테일 한 잔
하면 참 좋겠구나...
여기저기 보다가...
맵스미로 보니까 반대편에 공원이 길게 있어
구경하러 가 본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 쪽으로 가고 있다고 갔는데...
다시 출발한 쪽으로 나오는 건 뭐냐...
참 내 방향감각이지만 한심하다 한심해...
어떻게 180 도를 돌아올 수가 있을까
그것도 지도보고 가면서 ㅜㅜ
길치의 한계라고 자책하면서...
다시 올드 타운쪽으로...
관광객용 레스토랑의 메뉴판인데
별로 비싸지는 않았다...
리가 괜찮은데...
브레멘의 음악대 동상이 여기에도 있네
뭔가 열심히 설명하는 가이드 아저씨...
길을 묻고 싶었다지 아마...
결국 도저히 공원은 아무래도 찾지 못하고
시장내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왔다...
뭐지 이 패배감은..... ㅜㅜ
우유 1리터 1200원
마트표 샐러드 400원 600원
밀카 초코렛 1300원
게맛살 1300원
생수5리터 620원
마트봉투 170원
총 5700원
참 물가도 좋고 여기라면
한 달 100만원 정도로 지낼수 있겠는데
춥고 날씨가 계속 흐려서 그게 좀 안습이다...
쉬고 인터넷 좀 들여다보다가
배고파서 밤참으로
러시아에서 삶아 온 계란을 넣은
태국 칼국수로
라트비아의 추운 밤을 위안하다...
.
'47차 30년 여행생활자 > 라트비아 리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가 3일차...리가 맛집 도미니 케인... (0) | 2017.11.03 |
---|---|
리가 2일차...다시 맛난 족발... (0) | 2017.10.31 |
리가 2일차...그냥 평화로운 리가... (0) | 2017.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