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닉의 야경을 카메라에 담다...

두브로브닉에 머문 며칠간 마을과 산중간에 난 고속도로 사이의

숲속에서 사진을 담기 위해 매일 그 곳으로 갔다...

유명한 프로작가들도 최후의 사진 1장을 건지기 위해

심하게는 몇 달씩 한 곳을 노린다는데

나같은 극초보 아마추어작가는 이런 몸의

수고를 아까워해서는 안될 것이다...

서서히 저물어져가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닉...

낮과는 다르게 어떻게 변신할 것인가 기대가 커서

강하게 부는 바닷가의 바람도, 개들의 짖음도

다 무시하고 있다...

서유럽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크로아티아...

이 성을 지을 당시 한국은 어떤 시대였을까...

예상과 달리 성의 밤은 조명이 너무 적어서

상상했던 예쁜 사진은 나오지 않는것같다...

역시 터키의 칼칸만한 곳이 없는 것인가...

장난감같아 보이는 주차장의 자동차들을

마지막으로 이제 슬슬 철수해야 될것같아...

그래도 그냥 갈 수 없어 성 내부를 걸어보기로 했다...

다행히 성 내부는 낮과는 내비치는 분위기가 다르다...

여유로이 걸어다니는 현지인들과 관광객들...

흐르는 시간을 마냥 흘러보내는 카페의 인파...

한국에서도 이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바란다...

술먹고 노래방가고 이런 문화는 이제 그만...

담벼락 아래의 구석탱이도 두브로브닉에서는

이런 환상적인 조화를 보여준다...

거닐기 좋은 10월의 선선한 바람이

사람들 속으로 불어들어가 인성의 일부를 이루겠지...

느긋해지자 느긋해지자

여행하면서는 매일같이 되뇌이지만

한국의 일상은 쉽사리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고요한 바다...

밤의 아드리아해...

바닷물이 흘러든듯한 바닥을 헤엄쳐

이 모든 분위기를 즐기며 나아간다...

자 오늘은 그만 숙소로 돌아가볼까...

다음날 저녁 자동적으로 찾아간 그 자리...

다시 한번 시도해본다...

아~

역시 낮에는 이런 산뜻한 모습이지만

밤에는 강렬한 인상이 없구나...

일찌감치 포기하고 성내에서

내가 좋아하는 산책이나마 즐기는 쪽을 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