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1일
오랫만에 맛좋은 밀크커피...
절묘한 맛이 나는 네팔커피로 아침을 시작했다...
그것도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를 바라보면서...
나에겐 100만불짜리 식사다...
얼마나 그리워했던가...저 산들을...
오늘도 친절하게도 나타나주셨다...
그런데 어찌 포카라인들은 이런 기적같은 설산을 눈앞에 두고 아무도 바라보는 사람이 없는지...
하기 이 동네 초딩들은 항상 설산 바라보며 등교하던데 너무 오랫동안 봐 와서
신기하지도 않겠지...
새벽부터 분주한 네팔리들의 일상속에서 나의 하루를 시작한다...
일을 그만두고 한국에서 한달 쉴때와는 삶의 질이 너무나 틀리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4,5월에도 설산이 이렇게 잘 보이다니 너무 행복하다...
일단 호수와 공원쪽부터 둘러본다...
아직도 맘이 정리가 안 되었는지 달리진 못하고 있다...
팔굽혀 펴기만 숙소 옥상에서 많이 해주고...
내일부턴 꼭 달려야할 공원이다...
중요한 문젠데 계속 미루고만 있으니...
9년만의 소원인 히말라야 트레킹이 여기에 달려 있단 말이다...
공원은 넓직하고 공기도 아주 상쾌하고 길도 여러 갈래 길이 나 있어 달려도 심심치 않을 것이다...
입구의 이 철문을 통과해야 공원으로 갈 수 있다...
구조가 특이하다...
대기된 배를 아직 아무도 타지 않고 있다...
공원 입구쪽에만 만들어놓은 아스팔트길...
이 길 말고는 다 흙바닥이라 달리기 좋았다...
그러다 뒤를 돌아보니 히말라야 설산들이 주욱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아...여기서도 볼 수 있구나...
앞에 가로막은 일반산이 사랑코트인데 사랑코트에서 멀어질수록 설산들의 전체 윤곽을 더 잘 볼수 있었다...
낚이는 고기가 있는지 낚시에 몰두하신 아저씨...
호수 건너편에 있는 고급 호텔인 피쉬 테일 롯지가 보인다...
저번에 왔을때 저기 레스토랑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나온 기억이 났다...
조금 더 가서 돌아보니 설산들이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정말 가슴뛰는 순간이다...
저 곳엘 어떻게 올라가야 되나 하는 부담감과 같이 느껴진다...
피쉬 테일 롯지에 갈려면 로프를 당겨 뗏목으로 건너가야 한다...
오옷...
멋들어진 설산들이여...
참...
설산 아래서 축구하는 저 사람들은 그 축복을 깨닫고 있는 걸까...
아침산책하는 고운 옷입은 네팔 아가씨들도 있었다...
오전은 이렇게 보내고...
오후에는 그동안 둘러보고 가격을 알아놓은 트레킹 장비점에 들러서 트레킹 장비를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늘 그렇듯이 지름신이 내리면 갑자기 쏘게 된다...
일단 한국에서 가져온 스노보드복, 등산복,가을옷 4가지를 모두 주고 잭울프스킨
고어텍스 재킷과 바꿨다...
주인 아주머니가 특히 가을옷의 디자인에 반해 아주 좋아한다...
역시 한국 옷 디자인은 세계적이야...
한국에서 등산할 때 입었던 중국산 등산복...
폼이 안 나서 그냥 남줄까 하다가 들고 왔는데 다행이다...
7년된 스노보드복...유행도 지났고 해서...
9년된 방풍복...
5년된 가을옷...약간 늘어난 상태인데 유니섹스 모드고 아주머니가 약간 통통해서 잘 맞았다...
위의 4가지를 아래 옷과 바꿨다...
독일제 아웃도어인 잭 울프스킨 재킷인데
색상과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지퍼 주위도 방수처리되게 설계된 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오면서 다른 숍에 들러 짝퉁인지 오리지널인지
한번 더 확인해 보았는데 오리지널이란다...
나중에 트레킹가서 정말 유용하게 입고 다녔다...
재킷 안에 입는 내피...재킷과 결합시킬수 있어 기후 변화에 따라 다양한 구성이 가능했다...
노스페이스 배낭 40리터 짜리는 2700루피 달라는데
태국에서 예전에 수집했던 잡다한 실버 악세사리와
교환하는데 성공했고...
콜럼비아 모자도 덤으로 가지고 왔다...
가지고 간다 한 마디와 미소를 남기고^^...
그래도 잡지 않는걸 보면 자기들도 아주 만족할만한 거래였나 보다...
또 다른 장비점에서는 알루미늄 물병과 컵은 일본에서 샀던 머리핀과 약간의 현금과 바꾸는데 성공했다...
저 물병은 잘때 추우면, 따뜻한 물을 넣어 침낭안에 넣어 자면 보온재 역할도 톡톡히 해주었다...
무거운 짐도 덜어버리고 한국에서 입기 곤란했던 오래된 옷들을 처분할 수 있어 기분좋았고
이번 트레킹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겨울에 입을수 있는 고어 텍스 등산복이 생겨서 좋았다...
혹 이런 것이 쇼핑의 지혜?...^^
점심은 에베레스트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하프 스테이크 시켰는데 물소 냄새가 너무 나서
소스를 듬뿍 뿌려 간신히 해치웠다...
어쩐지 다른 테이블의 중국인 커플이 아예 손을 대지 않고 계산하고
나가버리더라...
저녁은 소비따에서 김치 수제비와 김치 만두 먹는데 김치로만 속이 차 있어
매워 혼났다...
으~...담부턴 꼭 추천메뉴만 먹어야지...
아직 주인 아주머니에게 음식이 이러니 요리법을 바꿔보라 말할 정도로 친해지지는
않았으므로 기회를 보자...
밤에 한번씩 정전이 되어 갑갑했지만 오늘은 트레킹 준비물을 많이 마련해서
기분이 괜찮았다...
노트북으로 터미네이터 사라코너 연대기 보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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