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4차 여행 아시아/라오스

라오스 아홉째날 1편 : 쌈느아

by 즐거운 항해사 2009. 2. 19.

쌈느아는 10월인 지금 밤에도 시원해서 에어컨이 필요없어 좋습니다...
그냥 자면 침대에서 새벽에 약간의 냉기가 스며올라와 약간 춥구요...
저렇게 이불을 바닥에 하나 깔고 하나는 덮고 자니까 정말
춥지도 덥지도 않고 포근하게 단잠을 이룰수 있었습니다...

 

3,4월 만약 라오스에 머물때 더위가 싫다면 쌈느아나 비엥싸이로

피서오면 될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여기가 네팔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고보니 추운 나라 여행한지가 꽤 된것 같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게스트 하우스의 창문으로 안나푸르나가
보이던 포카라가 오늘따라 사무치게 생각이 납니다...

 

그때도 일어나기 싫어 침대에서 미적미적 히말라야를
바라보며 포카라에서만 보름 정도 지냈던 추억에...
포카라가 정말 그립습니다... 

 

쌈느아의 아침은 조용합니다...
지금은 거의 매일 아침 안개가 자욱하고 낮에도 구름이 껴있는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아침식사는 몸도 녹일겸 따끈한 국물, 쫄깃한 면발의
카오삐약(10000낍)으로 해결했습니다...

 

 

 

 

 

 

 

 

 

 

 


진하고 달콤한 라오 커피(5000낍)는 오늘 하루도 기분좋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을 전해줍니다...

 

 

 

이 곳 쌈느아에서는 세끼 제법 잘 먹고도 그다지 돈쓸 일이 없어 하루에 16000원(숙박 50000낍 포함)

으로 잘 살고 있습니다...

(글쓰는 이 시점에서 돌이켜볼때 너무 평온하고 아늑한 곳이었던지라

금방이라도 다시 가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첫날은 저녁에 도착해서 어리버리...
어제는 비엥싸이에 다녀오느라 그냥저냥...
사실상 오늘이 쌈느아에서의 첫 날인데
어딜 가볼까 궁리를 해봅니다...

 

일단은 인포메이션 센터를 들러볼까 합니다...
아주 가는 비가 보일듯 말듯하게 내리고 있습니다...
작은 우산을 하나 들고...

 

천천히 걸어가는데 귀여운 꼬마 숙녀들이 자전거를 끌고
옆에 갑니다...


저를 한번씩 쳐다보더니 어떤 나무 밑에 이르니 뭐라뭐라 합니다...
아마도 이런 대화가 있었지 싶습니다...
꼬마들은 라오어를 쓰고...
저는 한국말로 하고...

 
"아찌...저거 하나 떼줘..."

"뭐...이 꽃 말이야?"

"아니...그 말고...아참...아찌 참...저거 말이야..."

제법 또랑또랑 앙칼지게 말할줄 알더군요...


그래도 외국인을 겁내하지 않고 명령하는게 귀엽습니다...
손으로 가리키는 것을 보니 꽃말고 콩깍지처럼 생긴 잎사귀를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거 말야?..."

"그래그래...그거"

하나 꺽어주니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안을 합니다...

"야...그럼 하나 따주고 사진 하나 찍자..."

 

"그래?...그럼 사진 하나에 이거 하나씩 따줘야 한다아..."

"그래..."

 

그러고 카메라를 대니까 모델못지 않은 포즈를 취해줍니다...

 

 

 

 

 

 

 

 

 

 

 

 

 

 

 

 

 

 

 

 

 

 

 

여기 쌈느아는 다른 곳과 다르게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
엄마들이 아기를 부추켜 사진을 찍게 해줍니다...
주로 사바이디 하며 손을 모아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게 해주지요...

그런 반면 소수의 아기들은 외국인만 보기만해도 기겁해서
울음을 터뜨리므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 숙소의 꼬마 여자애가 그렇지요...

어쨌던 싸리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꼬마 숙녀들과의 거래대로 사진 하나 찍고 잎사귀 하나따주기가
계속되었습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라오스의 다음 세대들도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고

나라를 잘 이끌어갈 인재들로 가득하길 믿어봅니다...

저 숙녀들 보니까 꼭 그러고도 남겠더군요^^  
꼬마숙녀들과 헤어지고 나니 해가 바로 뜹니다...


입고 있던 윈드브레이커가 너무 덥게 느껴져서 가던 길을 멈추고
방으로 돌아가 그냥 글을 씁니다...
여행기가 한 열흘 정도 너무 밀려있었던 것입니다...

한국가면 긴 글을 쓸 여유가 없기 때문에...
또 여행 당시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미루지말고 써야 합니다...

그간 아팠고, 이동하느라 피곤해서 많이 밀렸습니다...


오전에 한 2일치 써내려가니까 머리가 정말 마비되는듯 합니다...
글쓴다는게 생각보다 힘든 일임을 새삼 느낍니다...

 

배도 금방 고파져 닭고기 계란볶음밥(15000낍)에 라오식 오이무침인 땀막땡(5000낍)을
주문해먹습니다...

 

 

 

 

 

 

 

 

 

 

 


쌈느아에선 미소고운 아주머니가 저를 특별히 대접해주는
숙소 바로 옆의 식당에서만 밥을 먹었습니다...

 

 

 

 

 

 

가끔 한국음식이 생각날때도 있는데 이 땀막땡이
어느 정도 맵고 짜고가 한국의 오이무침과 같은 맛이
나서 향수를 어느 정도 달랠수 있어 거의 매번 주문하게 됩니다...

 

 

 

 

 

 

식사후에는 아주 특별한 쌈느아만의 버스터미널을 찍으러 툭툭이
타고 갑니다...


사진찍고 다시 돌아오는 것까지 포함해서 15000낍에 하기로 협상했습니다...

 

쌈느아 입구와 출구에는 이런 하트모양의 조각이 있어 정겨움을
더해주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중국이나 베트남식인것도 같습니다...

 

 

 

 

 

 

 

 

 

 

 

 

버스터미널이 절벽위에 있는 모습은 처음에 제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신비롭기까지 했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쌈느아의 시내는 평화롭기만 합니다...

 

 

 

 

 

 

 

 

 

 

 

 

버스터미널에 들어가는 길입니다...

 

 

 

 

 

 

 

 

 

 

 

 

 

 

 

 

 

 

 

 

 

 

 

 

 

 

 

 

 

 

안을 보니 큰 버스들이 주로 있고

 

 

 

 

 

 

 

 

 

 

 

 

 

 

 

 

 


터미널 건물에 게스트하우스도 붙어있습니다...

 

 

 

 

 

 

 

 

 

 

 

 

비엔티안가는 VIP버스는 오후 2시 출발하여 다음날 아침 9시에
도착한다는군요...쿠오옷...19시간...
좌석은 참 깨끗합니다...

 

 

 

 

 

 

 

 

 

 

 

 

나를 데려다준 툭툭이 운전한 기사도 한컷 찍어주고...

 

 

 

 

 

 

 

 

 

 

 

 

시내로 내려와서는 걸어서 구경합니다...


마침 토요일이라 인포메이션 센터는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안에 챙겨야할 자료집들이 꽤 있었는데
여행을 하다보면 요일과 날짜 관념이 희미해져 버릴 때가
종종 있지요...

 

비엥싸이에서 한글을 단 모터바이크 판매 현수막을 보고 한국회사인가 궁금했었는데
의문이 풀렸습니다...

 

 

 

 

 

라오스에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조립 혹은 자체제작하여
판매하는 한국인 회사 코라오가 제일 잘 나가고 있는데
중국산 페콘이란 회사가 경쟁하느라 한글을 써붙인 것입니다...
드라마를 통한 한류도 한 몫 거들고 있구요... 
 
역시 중국인들답게 삼성을 모방한 삼싱이란 회사까지 등장시켜
판매에 열을 올리는군요...


어쨌던 한국기술을 채용한다는 문구는 한국기술이 라오스에서는
표준이 되어있다는 의미이니까 기분이 좋아집니다...

 

역시 이런 식으로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외국에 더 나가서
창업을 해야 합니다...


좁은 한국에서 복닥복닥거리며 살지 말고...
같은 민족을 상대로 경쟁하고 미워하고 하지 말고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야 합니다...
외국은 기회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청년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라오스에서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요...


한국에서 아무리 성공한다해도 그건 같은 한국인들의
몫을 혼자 많이 독식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요?

 

아직 한국에서는 시기상조일는지 모르지만
생존을 위해 하는 일에는 20~30% 정도만 마음을 배정하고...
그 나머지는 아름다움의 추구, 인간답게 살기 등에
마음을 써야 하는데...

 

정치나 경제같은 하부구조에 관심이 많이 쏠린
나라는 결코 선진국이 아닙니다...

 

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하고, 더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하고
이런 것은 당장은 중요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100년,200년,1000년,10000년 인류와 우주의 흐름을 
느껴보면 무의미한 일입니다...

 

남은 에너지를 인류의 진화에 기여하는데
사용해야 합니다...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자기만이 할수 있는 일을
발견해야 할 것입니다...
   
 
쌈느아의 거리는 단순한 도로를 가졌습니다...
시원하게 뚫린 중앙 도로뿐이라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은행이 보이는데 ATM 기는 없고 비자나 마스터같은 신용카드를
주면 수작업으로 해서 현금 서비스만을 해줍니다...

 

 

 

 

 

 

도로끝까지 가니 다시 끝없는 도로가 보입니다...

 

 

 

 

 

오른쪽을 보니 강쪽으로 나있는 다리가 있고...

 

 

 

 

 

 

오른편으로 산책로가 있어 여행자의 여유를 누려보려합니다...

쌈 강이 한편으로 고요히 흐르고...

시골마을같은 분위기가 더욱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어미닭이 만든 보금자리에 병아리들이 노닐고 있네요...

 

 

 

 

 

 

 

 

 

 

 

짧은 산책로끝에는 동네 꼬마들이 놀고 있습니다...
역시 얘들도 카메라만 보면 좋아라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