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쨋날
아침은 역시 무에슬리 요거트로 먹고,
바로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 마실을 갈려고
지도를 보며 궁리를 합니다...
Ancient town (구시가)와 반 남 빠이를 거쳐
빠이 에어포트로 해서 돌아올 생각으로 연료도 충분히
채우고 떠났습니다...
구시가에 가기전 십썽판나(12000 개의 논)에 도착했는데
정말 완벽한 전원 풍경을 보여줍니다....
구시가는 담쟁이 덩굴들과 나무들이 소박한 가정집들을
장식하고 있어 운치가 있어 보입니다...
도로가 참 잘 닦여져 있어 이런 곳에서
스로틀을 당기지 않으면 죄악이란 생각이 들어
주욱 달려나가봅니다...
속도계가 80킬로까지는 금방 올라가는군요...
어느 화려해보이는 리조트의 연못에서 연꽃 종류가
보이길래 담아봅니다...
중간중간 갈림길에서 헷길릴때는 표지판을
찾아야하는데 거의 태국어로 적혀있어
영어로 된 부분만으로 바른 길을 짐작해야 합니다...
다행히 여기도 영어가 끼어있어 문제없습니다...
이렇게 1시간 가량을 달렸는데도 연료가 반 이상
남아있어 빠이 근교를 벗어나 잘 닦여진
1095 국도로 더 가보기로 계획을 급수정했습니다...
이제까지 도로보다 더 넓고 차량도 별로 없고 해서
정말 환호성을 지르며 날듯이 달립니다...
양옆에 무성한 열대 가로수들과 몸에 와 닿는
바람의 감촉이 좋아, 좀더좀더 하며 스로틀을 당기는
저를 느낍니다...
속도를 높일수록 쾌감도 커지고, 자유로움도 커집니다...
많은 바이크 매니아들이 왜 속도에 매료되는지
이해가 갑니다...ㅋ
남들은 할리 데이비슨 타고 자유를 논하는데
역시 소박한 이장은 겨우 110 cc 타고 이러네요^^
뷰포인트에 다가갈수록 고도가 높아지는지 점점 더 추워지고,
주위의 나무들도 무성해지는게 산으로 올라간단
느낌이 듭니다....
나무중에 향을 내는 나무가 많나봅니다...
호흡을 하면 백리향 뭐 그런 향들이
가득 느껴집니다...
달리니 저절로 얼굴부터 산림욕 하는 기분입니다...
뷰포인트에서 경치감상을 좀 하다가
돌아갑니다...
라오스의 폰사완이란 곳도 이런 밝은 연두색의
식물들이 많은데 나중에 지도에서 이 곳과 위도를
비교해보니 과연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 역시 아름답습니다...
역시 이런 곳에서 속도를 내지 않으면 죄악....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지나 오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집니다....
길 옆에 있는 논의 오두막으로 잠시 피신했습니다....
오두막....
이런 것은 우리나라와 똑같습니다....
누렁소도 그렇고...
비가 어느 정도 그치길래 출발했는데
도로가 젖어있어 위험했지만 시원해져서 좋았습니다...
한 1킬로쯤 더 가니 도로에 비온 흔적이 없습니다...
동남아의 비는 이렇게 국지성 호우입니다...
요즘 한국 남부가 아열대로 변하고 있다는데
강우 패턴을 보면 정말 그런것 같습니다...
한참 가다보니 또 비가 옵니다...
도로변에 식당이 보이길래 비도 그을겸 꿰이띠오 남(쌀국수)와
팟 까파우 무쌉(바질잎과 볶은 돼지고기 덮밥)을 주문했습니다...
태국 식당에서는 고추가루,식초,설탕,양념장이 든 양념통을
같이 주는데 이 식당것이 이제까지 본 중에
가장 깔끔해 보입니다...
식당에는 근처 군부대의 군인들도 식사를 하고 있고
혼자 여행온 태국 청년도 지도를 보고 있고...
혼자 요리하시는 젊은 아주머니 아주 바쁘십니다...
이 집 쌀국수도 깔끔했고
덥밥은 아까 산림욕할때 느꼈던 향의 식물이
들어있는데 아까 후각으로 느꼈을땐 향긋했는데
미각으로 느끼니 죽겠습니다...
향수와 비빈것 같습니다...
그런 나를 덮밥의 계란이 두 눈 크게 뜨고
노려보는 것같아 재밌습니다...
아이스커피도 하나 시켰더니 매트릭스 통에
가득 담아오네요....
이 곳과 어울리진 않지만 고소한
커피맛은 인정입니다...
배도 채우고 비도 그치고해서 다시 출발합니다...
오는 길에 빠이 공항도 보입니다...
활주로는 1킬로 남짓한 작은 공항에
12인승 비행기만 치앙마이와 이 곳을 오갑니다...
그런데 관제탑이 안 보입니다....
뭐 조종사 알아서 착륙해라 그런건가 봅니다...ㅋ
마을로 돌아오니 길이 이제 눈에 익습니다...
이장은 길치인데도 워낙 작은 곳이라...
숙소에 도착해서 거울을 보니 얼굴이
많이 까매졌습니다...흑..벌써....
조금 쉬어주다가
중국사람들 산다는 Santichon 에 가봅니다...
힘이 어디서 나는지...
아까와는 다른 방향으로 한 20분 가다보니
운남산지촌 이라 새겨진 큰 바위가 나오더군요...
중국 운남과 가까우니 여러 민족들이
섞여사는 모습이 이방인의 눈에는
이채롭습니다....
근처에는 소수민족인 리수족과 라후족들의 마을도
있답니다...
산지촌은 민속촌처럼 깔끔하게 꾸며놓았습니다만...
여느 중국의 관광지처럼 인위적인 냄새를 팍팍 풍기게
해놓았습니다...
저 집들이 운남의 전통 가옥인것 같은데
실제로 사람이 살지는 않습니다...
관광객들 보라고 지어놓은거죠....
정원에 정자도 있고 제법 운치는 있네요...
돌아갈까 하는데 또 비가 오네요...
우기가 거의 끝났는데도 이러다니...
정자안에서 비를 피합니다...
아까처럼 10,20 분 기다리면 그치겠죠....
신기한 건 저 멀리 언덕에는 해도 뜨고
비도 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번 비는 그칠 생각을 않고 점점 더
거세게 오는군요....
오토바이 반납해야 할 시간도 다가오는데...
비가 조금 약해질때 그냥 돌아가기로 맘먹었습니다...
현지인들처럼 왼손엔 우산들고, 오른손으로 운전하고...
처음엔 조금 조정이 힘들었지만 곧 익숙해져서
천천히 달리니 문제없었습니다...
이것도 재밌더군요...
몸이 젖는건 상관없는데 카메라와 신발만
젖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신발은 젖어버리면 냄새가 심해져서 여행 내내
불편해집니다...
한 40킬로 정도로 달려서 시간내에 오토바이 반납을 하고,
책 조금 보다가 피곤해져서 한숨 잤습니다...
일어나니 오후 6시 정도더군요...
노트북으로 오늘 찍은 사진 정리하고
슬슬 집밖으로 나가다가 주인집 꼬맹이 사진찍어주고...
몰랐었는데 우리 숙소에 란이 있었는데 아주 멋졌습니다...
어쩐지 기도하는 꽃같지 않습니까...
아!!!
비온뒤라 달팽이도 보이는군요...
어딜 그리 바삐 가시는지요...
골목길에도 버들강아지 비슷한 식물이 있네요...
사진찍다 산책하듯이 이 가게 저 가게 구경하다
마늘 양념 치킨과 돼지고기 바베큐 꼬지(요거, 아주 맛있습니다)
와 쌀국수 한 그릇으로 저녁을 먹고....
인터넷도 함 해봅니다...
1시간 900 원입니다...
그런데 아주 느려터져서 왠만한 인내심없으면
그냥 나가버리는 외국인들 많습니다...ㅋㅋ
이제 며칠만 더 한가를 누리다가 저 버스타고 라오스 방비엔으로 떠나야겠지요...
밤에는 다시 사진과 글 정리하고
잠올때까지 노트북으로 '데자뷰'와 '김관장대김관장대김관장'을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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