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도 머물기에 좋았지만 계속 쉬기만 하면서
있을려니 같은 생활도 반복되고 지루해져서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어디론가 새로운 곳으로 떠나야 한다는 신호였다...
몇날 며칠을 고민한 끝에 유럽으로 정했다
베트남 캄보디아도 물망에 올랐고 정보도 부지런히 수집했지만
마지막에는 유럽으로 정했다
스타 얼라이언스 마일리지로 갈 수 있는 곳으로 알아보는데
유럽 대부분은 택스가 25만원 정도 붙는데
이상하게도 에스토니아는 35,000원만 붙었다
에스토니아????
아주 오래전부터 절실히 가보고 싶었지만
물가도 비싸고 너무 멀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망설였던 곳인데...
한달 80만원으로 방어가 안 되면
다른 저렴한 나라갔을때 보충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쉥겐조약이란게 있어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체류일을 합산해 계산하므로
180일 이내에 90일만 머물수 있다고 하니
이번 여행은 3달간 한 도시에 머무를 수는 없고
일반적인 자유여행이 될 예정이다
이런 쉥겐...)
가 보자...
가보기로 했다
아고다 익스피디아로 숙소도 예약하고
발트 3국쪽 여행자 버스로 유명한
에코라인이나 룩스 버스도 예약하고
버스 도착지점의 지도를 보고
기왕이면 그 근처의 숙소를 잡는게 여러모로 유리했다
동유럽의 택시는 악명이 높았으니까...
어라!!!
러시아도 가깝네
어떻게 안 될까 살펴보니
상트페테르부르크도 에스토니아에서
버스만 타면 다 연결되었다
그렇게 준비하고 머물던 태국 호텔에서
오후 6시에 출발해서
20시간이 지난 다음날 오전...
나는 유럽에 와 있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런 감정을 느낀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대학생때 제일 처음 배낭여행했던 서유럽 북유럽 여행
제법 여러번 갔었던 인도 여행 등에서
내 몸을 휘감았던 이 설레이는 감정
그 후 40개국을 넘어가면서
갔었던 나라에 다시 가고 그러다보니
이런 감정은 서서히 사라졌고
난 나이가 들어 무뎌졌거나
여행이란 행위에도 유통기한이 있나 여겼다
하지만
아니었다....
새로운 나라에 가야
그런 감정을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발트3국과 러시아 여행은
최고였다고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생각한다...
사실 멕시코도 염두에 두었었다
태국에서 일본 나리따
나리따에서 멕시코시티 직항이 모두 45.000 마일리지로 해결되니...
그러나
내가 태국 출발한 날이 9월 6일...
9월 7일 멕시코에 도착했으면 그 날 바로
8.1 대지진을 만날뻔했다...
다음에서 그 기사를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인생은 어찌될지 아무도 모른다
( 멕시코 지진으로 인한 희생자 여러분들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어봅니다
희생자 가족분들과 여러 피해자분들이 다시 한번 일어설
용기를 가질수 있도록 빌어봅니다)
태국에서 새벽 1시에 비행기에 올라 스톡홀름까지 10시간 비행...
다시 스톡홀름에서 에스토니아 탈린까지 2시간 비행해서
녹초가 되어 공항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머리도 멍하고 처음 와본 나라라
숙소까지 어찌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때까지는 구글맵이나 맵스미를 보는데 익숙하지 못했다...
2유로 공항버스가 있다던데
짐도 40킬로고 너무 피곤하고 해서
공항앞에 주차된 택시를 탔다
신기해 보이는 도시 구경에 넋이 나가
10분 정도 갔는데 기사가 이름비슷한 다른 호텔로 와버렸다
당황했다가 일단 택시는 도움안되니 보내버리고
(요금은 미터로 해서 만원 정도 적당히 나왔다
발트3국 러시아쪽은 지하철까지 신용카드로 결제가능했다 )
친절한 그 호텔 직원의 도움으로 다행히 300 미터 떨어진
센터 호텔로 찾아갔다
그 직원 센터호텔에 전화도 해주고 아주 친절했다
에스토니아 사람들은 대체로 다 친절하고 착했다
센터 호텔은 체크인이 오후 3시란다
그리고 얼리체크인할려면 10유로 내란다
작전같다...
보통 호텔들은 12시~2시사이 체크인인데
오후3시 체크인은 처음 본다
그래도 너무 피곤해서 그러자 하고 카드결제하고
방에 들어설 수 있었다
이게 48,000 원 호텔 트윈룸의 모습이다
동남아 호텔에 익숙해진 내게 충격이었다
그래도 서유럽에 비하면 반값이니 뭐...
조식 포함이고 올드타운에 가깝고 개인전용이고
방은 작아도 일본 비즈니스 호텔처럼 필요한건 다 있고
욕실도 깔끔하고 수압도 좋았다
근데 30도의 태국에서 넘어와서 그런지
15도의 기온에 적응이 어려웠는데 난방을 안 해준다
여기나 러시아나 겨울엔 영하 20도 30도를 넘어선다니
현지인들한테는 지금은 봄날이나 다름없어 그런건가?
낮에는 돌아다니고 시원해서 견딜만했지만
밤에는 10도까지 떨어져 싸늘해져서 겨울옷 입고 자야했다
잠부터 잤다
아니 기절했다
진짜 깊은 심연의 늪에서 돌아오니 오후 3시...
아무 생각도 없다
여긴 어디? 아직 실감도 안 나고...
정신차리려 TV 부터 켜봤다
에스토니아 사람들은 어떤 광고를 보고
어떤 프로그램을 보는지 궁금했다
뉴스를 보는데 푸틴 대통령 뉴스만 10분 넘게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깐 나왔다 사라졌다
역시 ^^
나와 비슷한 날 러시아 순방하신 문대통령도
푸틴 대통령 바로 옆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밉살스런 아베도 같이 나왔다
간신히 일어나 샤워하고 잠깐이라도 시내구경이나
올드타운 구경해볼려고 나섰다
아직 이 동네 치안이 실감이 안나고 싸리비도 오고 해서
카메라는 두고 폰만 들고 사진을 찍었다
내 상상속의 에스토니아는 도시 전체가
동화속 같은 나라였는데 실제로 보니
여느 동유럽 국가와 비슷한 건물들이 많았다
내가 본 블로그 여행기 속의 탈린 사진은
올드 타운의 잘 꾸며진 부분만 올린거여서 그런것같다
호텔에서 올드타운까지는 15분 거리였는데
수도 탈린의 가장 번화가라 꽤 볼만했다
이 거리 이정표인 비루 쇼핑몰도 보고...
비가 와서 한 손에 우산쓰고
한 손으로 폰으로 맵스미볼려고 하니 짜증이 난다
올드 타운은 내일 보기로 하고
아침 기내식먹은게 다인데 오후4시라
서둘러 알아둔 식당으로 향했다
현지인들은 이 정도 비쯤은 그냥 다 맞고 다녔다
내가 간 식당은 올드타운 근처 솔라리스 쇼핑몰 2층
LIDO 리도 비스트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에 수십 군데 있는 체인 레스토랑인데
여행전 정보를 모으면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들이 많았다
리도는 굳이 말하자면 선택식 뷔페다
놓여진 음식중 먹고 싶은것만 식판에 담아
계산대에서 계산하면 된다
우리나라 마르쉐 라는 레스토랑과 비슷하다...
(러시아에는 마켓 플레이스라고 비슷한 식당이 있다)
러시아식 스프 청어절임 대구전 루트비어
모두 10,500원
이 쪽 나라는 마트부터 식당까지 몇천원이라도
카드로 계산해도 아무 부담이 없어서 현금은 별로 쓰지 않았다
루트 비어는 아마 처음 마셔본 것같은데
오~ 정말 훌륭했다
알콜이 없어 취하지도 않았고
톡 쏘는 탄산과 깔끔한 그 맛은 맥주라고 해도 될만했다
청어절임 요리인데 어떤 요리방식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먹어보니 광어 우럭회와 비슷한 쫄깃한 식감에 짭짤해서 맛있었다
(발트와 러시아에선 발트해에서 나는 신선한 생선들로부터
나온 다양한 요리들이 슈퍼마켓에도 있었는데
눈으로 보고도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감이 안 와서 못 먹었다
이게 그냥 먹는건지 구워먹는건지....
구워나온건지 아니면 조리를 더 해야하는건지 당체 구별이 안 된다
생전 처음 보는 것들이라 이 나라 초딩만도 못한 느낌이다^^ )
대구같은 맛이 나는 생선으로 전을 만들었던데
한국전과 똑같은 맛이 났다
내가 진짜 먹어보고 싶었던 것중 하나인
러시아 스프 보르쉬와 가장 비슷한 비쥬얼의 스프...
폴란드에선 골롱카, 체코에선 꼴레뇨 라고 부르는 족발요리와 더불어
가장 맛보고 싶었던 러시아 스프 보르쉬...
그나마 가장 비슷한 맛의 걸죽한 스프로 여러 채소와 콩, 베이컨이 듬뿍 들어 있어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입맛에 맞아 행복하게 먹고 기분이 업되었다
나중에 여러 곳의 리도 식당을 가보고 느꼈지만
이 곳 탈린의 리도 식당이 가장 고급스럽고 넓고 기품있게 인테리어된거였다
요건 밤에 다시 와서 먹은 리도의 음식들...
이라고 하는건 페이크고 ^^
점심 저녁으로 먹는건데 위 음식만으로는 양이 적어
다시 골라왔다
모두 7800원
이 감자요리는 쫄깃쫄깃했다
아니 어떻게 감자가 이럴수가 있지하며 냠냠
전통 스프요리라고 해서 ....
아까 그 스프가 더 나았다
그렇게 잘 먹고 쇼핑몰내 구경도 하며...
여기선 좀 의아했던게 이 사람들 신체비율이 남달랐다
에스토니아 사람들이 내가 본 인류중 머리 크기가 가장 작았다
그리고 키도 훤칠했다
남자나 여자나 얼굴이 거의 모두 다 잘 생기고 예쁘고
오밀조밀 조각처럼 정밀하게 생겼다
못 생긴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으며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 뭘 물어보려 하면
여직원 얼굴에서 광채가 나서 진짜 헉 하고 숨이 막히고
말이 나오지 않는 경험을 몇 번 했다...진짜다...
이 나라 사람들은 화장품에 형광물질을 섞어 쓰는구나 싶었다
머리 큰 나는 앞으로 이번 여행 어떻게 하나 한탄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가 보니
러시아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도 많았고
키도 160~190 사이로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미인 미남은 찾아봐야 할 정도였고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도 마찬가지...
여기만 그래 에스토니아만...
비가 와서 더 보기도 그렇고
호텔로 돌아오며 보니 도로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이런 구소련 시절 양식의 집들도 보였고...
호텔 근처 마트에서 물과 간식거리를 사서
숙소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며 바깥 경치를 감상했다
어쨌던 아시아를 떠나니
이질적인 감성과 공기가
나를 매혹시키는 것같다
모든게 새롭고 신나고 흥분된다...
저녁 8시까지는 밝아서 늦게 다녀도 좋을것같았다
치안도 낮에는 안전하다는게 이제 감이 왔다
푹 자고 담날 아침
조식을 먹으러 왔다
여기 조식당 담당 여직원도
내 숨을 헉 하고 틀어막아버린다
잔인한 사람들이당 ㅜㅜ
굿모닝 인사도 못하고 어버버 하고 식사 시작...
조식당은 아담하니 조용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
음식 가지수는 많지 않아도 하나하나 퀄러티가 높았다
빵 햄 치즈 류도 내가 맛보지 못했던
본고장 유럽의 풍미를 지니고 있었다
아주 조금 담아왔다 ㅎㅎ
붉은 것은 순무 절임같던데 사각사각 맛있었다
오트밀은 그저 그럼...
탈린 시내 경치보면서 잘도 먹었다
한번 더 담아왔다...
이제 먹고 힘나니까
올드 타운 한번 돌아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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