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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차 여행 유럽/터키

마르시스 산에 오르다 1...

by 즐거운 항해사 2011. 2. 8.

이틀쯤 바르할 마을에서 유유히 걸어다니며

여행의 피로를 풀고 마음의 여유를 가다듬으며

 

다음날 드디어 터키에서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트레킹을 시도해 보았다...

 

그간 카파도키아에서 트레킹을 즐기며 행복해하다가

우준괼, 아이델, 유수펠리에서는 모두 실패했었다...

 

정상이 무려 3300 미터고 혼자가는 거라 걱정도 되었지만 

숙소 주인이 그러는데 하루면 충분히 다녀올수 있다고 해서

더 용기를 낼수 있었다...

 

마르시스 3300미터의 산 정상부근의 호수를 보고 오기로 했다...
하루에 3000 미터까지 올라가서 다시 내려와야

하는 등반은 처음이라 긴장이 된다...

 

산속의 마을 '나즈나라' 마을까지 2시간,

호수까지 3시간,

이라고 숙소 주인이 그러니
내려오는 시간은 반만 잡으면 되니

휴식시간까지 9시간 잡고
아침 8시에 출발했다...

 

 

네팔 히말라야에서의 경험을 살려

초코바 2개, 롤케익 1개,

물 750cc , 팩쥬스 2개, 비스켓 1개와

 

고산이라 분명 추울거라 예상해서
고어텍스 자켓을 넣어서 출발했다...

 

(특히 이 동네 슈퍼에서 발견한 이 롤케익은

너무 부드럽고 맛있었다...

분명 몸에 안 좋은 식품첨가물이 있겠지만

이 녀석 아니었으면 내려오다

배고파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특히 날씨도 화창하고 드문드문 구름도 있는게

등산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날씨였다...

얼굴이 많이 타지 않을만큼...  

 

 

 

 

 

 

 

처음엔 그냥 산골길이 나왔다...

같은 산으로 향하는 외국인 여행자들도

간간이 보여 안심이 된다...

 

 

 

 

 

 

 

 

 

터키의 야생화도 감상하며...

 

 

 

 

 

 

 

 

바르할 마을에서 수킬로미터 올라간 곳에도

살고 있는 주민들도 있었다...

 

 

 

 

 

 

 

 

 

 

 

 

 

 

 

 

 

 

 

 

 

 

 

 

 

 

 

 

이 동네는 정말 시골다운 운치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리고

또 느껴지는 것이 한국 시골과 비슷한 느낌이

많이 나서 익숙한 느낌마저 들었다...

 

 

 

 

 

 

 

 

 

 

 

 

 

 

 

 

 

 

 

 

 

 

 

 

 

 

 

 

 

 

 

 

 

 

 

 

 

 

 

 

소를 몰고 오는 주민이 있어 무심코 사진을 찍었다가

소가 덤벼들어 급히 언덕으로 피해야 했다...

 

저 아주머니가 쫓아주지 않았다면 ㅎㅎ

 

 

 

 

 

 

 

 

 

 

 

 

 

 

 

 

 

어느 정도 올라오자 구름에

모습을 감춘 산의 정상 부분이 보인다...

 

 

 

 

 

 

 

 

부처님의 손가락으로 만들어졌다는 서유기속의

산을 떠올리게 해주는 봉우리들이다...

 

 

 

 

 

 

 

 

 

 

 

 

 

 

 

 

 

 

 

 

 

 

 

 

 

 

 

 

 

 

 

 

 

 

 

 

 

 

 

 

 

 

 

 

 

 

 

 

 

터키의 암벽들은 상당히 거친 걸로 봐서

엄청난 지각변동이 오래전에 있었나보다...

 

 

 

 

 

 

 

 

 

 

경치를 감상하며 터벅터벅 계속 올라간다...

 

 

 

 

 

 

 

건초와 농부를 태운 트랙터가 지나가며

순박한 인상의 농부들이 손을 흔들어준다...

 

좀 태워달라고 할걸 그랬나...

 

 

 

 

 

 

한국의 등산길과 비슷한 길을

음악을 벗삼아 헉헉대며 올라간다...

 

 

뭐 때문에 한국을 떠나 편한 삶을 버리고

이런 고난을 자초하는지 되돌아볼때도 있지만

내 속의 역마살이 사그라들기 전까지는 어쩔수 없다...

 

 

나뿐만이 아닌 모든 여행자들의 숙명인 것이다...

 

 

 

 

 

 

 

여행하면 편하게 누워서 바다나 강을 바라보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점점

파고들면 파고 들수록 거의 노가다에 해당하는

체력적, 정신적 부담감이 다가온다...

 

 

 

 

 

 

 

 

 

의지할 것이라고는 이런 경치 감상에서 오는

정서적 위안뿐이다...

 

 

 

 

 

 

 

 

 

 

 

 

 

 

 

 

 

 

 

나즈나라까지는 그런대로 좋았는데


그 마을에서 정상올라가는 길을 잘 찾지 못해 은근히 걱정도 된다...

가이드나 하다못해 동행이라도 있으면 좀 낫겠지만...

 

 

 

나즈나라 마을의 첫 집을 만났다...

아래를 바라다보니 꽤 높이 올라온 것을 확인할수 있었다...

 

 

 

 

 

 

 

 

하지만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다...

저 바위산 꼭대기까지 과연 갈수 있을지...

내 체력을 신뢰할수 있을지...

 

 

 

 

 

 

 

 

 

 

 

그래도 아까는 저 아래에서 바라만보았던

손가락같은 봉우리를 가진 산들을 거의

같은 높이에서 바라볼수 있다...

 

지난 몇 시간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고

인간의 한 걸음 한 걸음은 비록 짧디 짧지만

끝없는 도전만 있다면 달까지도

다녀올수 있다는 것을 그때 다시금 느꼈다...

 

 

 

 

 

 

 

 

 

 

 

 

 

 

 

 

 

 

 

 

 

 

 

저 바위투성이의 정상까지 가는 길을 살펴보았으나

등산로가 쉽게 보이지는 않았다...

 

 

 

 

 

 

 

 

 

일단 아무 생각없이 당장 보이는 오솔길만을 따라

정상을 향해 간다... 

 

 

 

 

 

 

 

 

 

이 정도 고도에서야 비로소 스위스나 뉴질랜드보다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눈을 정화시켜주는 녹색의 향연을 만날수 있었다...

 

이런 것이 터키의 산인가 하는 느낌이다...

 

 

 

 

 

 

 

 

 

 

 

 

 

 

 

 

 

 

 

 

 

 

 

 

 

 

 

 

 

 

 

 

 

정상이 아주 조금씩이나마 가까워지고 있다...

오로지 그 희망만으로 올라간다...

 

 

 

 

 

 

 

 

 

나즈나라 마을의 중심에 다가왔다...

 

마을은 마을인데 모두 합쳐서

10가구가 채 안되는 것같다...

 

 

 

 

 

 

 

 

 

저기도 나즈나라 마을인데

넓기는 지독히도 넓다...

 

 

 

 

 

 

 

 

 

 

저 집들까지 가서 뒷길로 걸어가서

정상에 가면 되지 싶었다...

 

 

 

 

 

 

 

 

 

 

 

 

 

 

 

 

 

 

 

 

여기도 2000 미터는 넘는지 슬슬 숨이 가빠온다...

 

등산으로 숨이 차는게 아니고

고산이라 느껴지는 그 호흡 피로는

히말라야에서 이미 경험했었기 때문에

금방 알수 있었다...

 

 

 

 

 

 

 

 

 

뒤돌아보니 터키의 산들이

줄줄이 겹쳐있다...

 

여기가 지리산보다 높은 곳이구나 싶었다...

 

 

 

 

 

 

 

 

 

 

간신히 중심 마을의 첫 번째 집에 도착했다...

 

아주 오래되고 과거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운치있는 낡은 집이었다...

 

 

 

 

 

 

 

 

 

 

터키의 야생화도 틈틈이 감상한다...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터키 올것인가...

 

 

 

 

 

 

 

 

 

 

 

 

 

 

 

 

 

 

 

 

 

 

 

그 집 뒤쪽부터는 길이 아예 없었다...

내가 못 찾은 것인지...

 

길이 없어도 그렇게 험하지는 않았고

풀밭이라 아무 곳이나 밟고 그대로 전진했다...

 

 

 

 

 

 

 

 

 

 

휴우...

잠시 숨을 고르면서

쵸코바 1개와 쥬스를 마시고

떨어진 힘을 보충했다...

 

 

 

 

 

 

 

 

쉬다가 다시 올라간다...

두 손 두발 다 사용해서

열심히 올라간다...

 

 

 

 

 

 

 

 

 

 

이제 꽤 올라온 것 같다...

 

힘들기도 하고 오후가 되어

돌아갈 시간이 모자랄까 싶어

여기까지만 가고 돌아갈까 하는

나약한 유혹에 휩싸이게 된다...

 

 

 

 

 

 

 

 

 

갑자기 길이 생긴 것처럼 내 앞에 떡하니 나타났다...

내가 가는 길이 맞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낀다...

 

 

 

 

 

 

 

 

 

 

 

 

 

 

 

 

 

 

 

 

왼편에는 침엽수림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침엽수 위의 초지에서는 이스라엘 여행자들이

텐트를 치고 머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래 쪽의 푸른 정경은 이제까지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푸근함이 있었다...

 

 

 

 

 

 

 

 

이제 산 정상부근의 능선까지 올라왔다...

여기서부터 어디로 가야 정상과 그 안의 호수를

볼수 있단 말인가...

 

가이드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