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프란볼루에서 같이 며칠을 잘 보냈던
선생님들이 귀국을 위해 이스탄불로 떠나가고 나니
동네가 조용해진것 같았고 오래 사귄 친구들이
떠난 것처럼 마음이 허전해졌다...
내 여행 경험중에서도 참 상냥했던 동행들이지 싶다...
어쨌던 허전한 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알리에게
아마스라 바닷가에 가자고 몇 번 졸랐었는데
숙소 일에 바쁘고 또 병원에 입원하신 할머니 간호도
한번씩 가야 돼서 짬을 낼수가 없었다...
대신 동네를 같이 돌아다니며 알리 친구가 하는 이발소에
가서 머리도 터키식으로 잘라보고(아주 망쳤다...망쳤어...
그래도 겉으로 표는 안 내고 웃어주고 나왔다)
이리저리 안내해 주는대로 따라다니곤 했다...
아마스라는 사프란볼루에서 북쪽으로 7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흑해의 바닷가로 숙소 방명록에 적혀진 바로는
해안이 한번 볼만하고 생선요리가 맛있다고
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떻게 시간이 되었던지 알리가 자기 차로
아마스라로 가자고 했다...
자기 친구 한명과 한번씩 수영하러 가는데
기름값으로 1인당 20 리라씩 내면 된다고 해서
다른 여행자 한명과 같이 그렇게 하기로 했다...
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날렵하고 스포틱한 차였다...
사프란볼루에서 아마스라까지는 황무지와 숲이
번갈아 나타나고 한번씩은 눈길을 끄는
건축물도 보여서 처음엔 지루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차안이 덥기도 하고 가도가도 비슷비슷한
풍경이 펼쳐지자 이내 졸음이 몰려와 잠시 졸게 되었다...
1시간 가까이 가야 되는데
운전하는 알리에겐 미안하지만
자꾸 졸기만 한다...
알리는 자기 친구하고 이야기하며 졸음을 쫓고 있었다...
아마스라가 가까와지는지 생선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의 선전간판이 길가에 놓여 있었다...
발리 레스토랑의 '발릭'은 생선의 터키어였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정말 고소하고 맛나게 보인다...
아마스라로 가는 마지막 길은 고개길이었는데
그 길을 넘자마자 마을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일단 차를 멈추게 한 다음 전망좋은 곳에서
몸도 풀고 천천히 감상하다가...
흑해는 조지아의 바투미 해변에서 수영도 하고
겪어봤기 때문에 더 이상 여한은 없지만
터키쪽 흑해는 또다른 매력을 품고 있는듯 보였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바투미와는 다르게
바닷물 색이 정말 코발트블루 그대로라고 할만했다...
그리고 마을이 그리 크지 않아서 내 마음에 들었다...
나는 길치라서 버스나 택시,릭샤같은 교통수단을 타야만
돌아다닐수 있는 큰 도시에서는 의욕을 잃어버린다...
걸어서 2,3시간 정도면 다 살펴 볼수있는
자그마하고 소박한 마을에 정이 가고 좋아한다...
일단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먼저 방파제 쪽으로 걸어서 구경을 했다...
어쩌면 한국의 피서지와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트도 몇 대 보이고...
물론 서유럽의 바다나 호수마을에 정박해 있는
요트의 규모나 갯수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요트문화는 국민소득이 3, 4만불이 되어야
활성화된다고 들었었다...
이 배는 유람선같기도 하지만
터키의 유명한 음식...
고등어 케밥을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식당이었다...
바게트 샌드위치 사이에 노릇노릇 잘 구운
고등어를 넣고 양념을 뿌려 먹는 맛은
터키 아니면 보기 어려우리라...
관광지인만큼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 기구도 있었다...
그 중 호랑이가 그려진 바이킹은 인기가 많게
생겼는데 철이 약간 지나서 그런지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방파제 위로 걸어보았다...
흑해가 맞긴 맞는데 한국의 동해안과 거의
흡사하게 생겨 신기해 보이지가 않았다...
시간많은 청년들이 낚시를 즐기는 모습도 비슷하고...
다정한 연인들과 터키인 가족들이
방파제 위를 걸으며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출발했던 방향을 보니 저 멀리
모래해변이 보였다...
아 저기가 포인트구나...
수영복을 미처 준비해 오지 못했지만
빨리 가 보고 싶었다...
아침저녁으론 선선해도 낮에는 아직 30도까지 기온이 올라가서
막바지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뒤에 보이는 빨간 지붕의 건물들 덕분에
다른 해변보다 고급스럽게 보인다...
방파제 중간까지만 가다가 햇살이 너무 뜨거워
해변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마스라에는 생선요리 식당이 넘쳐났는데
규모와 전망, 시설이 각양각색이다...
이런 간이 식당같은 곳은 가격도 저렴했다...
한 접시당 8000 원에서 2만원 정도라
크게 비싸지는 않았다...
가격까지 확인했으니
어서 그 맛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유람선을 타고 아마스라 주변을 한 바퀴
항해하는 상품도 있었다...
한국 해안 도시의 회센터에 가면
생선을 원하는 종류, 크기, 양만큼 사서
초장집으로 가면 양념값만 받고
알맞게 요리해 주는 식당이 있듯이
여기도 가만히 보니 그런 분위기였다...
물론 그냥 주문받고 요리해주는 식당도 있지만...
여기저기 생선을 골라보다가
터키에서 유난히 맛있다는 함시(멸치류)와
미니 참치같이 생긴 생선 1.5킬로를 샀다...
모두 10리라였다...(8~9000원)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생선을 사면 다 손질을 해 주었다...
어느새 해변에 가겠다는 마음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터키의 해산물을 푸짐하게 맛볼수 있다는
기쁨에 빠져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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